약을 밥 먹 듯
약을 밥 먹 듯 이젠 밥 먹고 하루 종일 약 주워 먹는 일이 일과가 되었다. 어느 땐가 친구 네 집엘 갔더니 경대 위에 약이 즐비했다. 소화제에 영양제 치료제 등 이름도 다양했다. 그러더니 언제부터인가 내 경대 위에 약병이 하나씩 둘씩 늘어나더니, 이젠 그 친구보..
202편|작가: 만석
조회수: 1,988|2017-06-14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 “아, 가시라면 그냥 좀 가세여.”막내아들이 반 강제로 우리 부부를 미국에 보내려는 수작(?)이다. 누가 들으면 미국엘 보내놓고 큰 이득이나 보게 되는 줄 알겠다. 아니. 미국도 제목(?)이 있어야 가는 거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왜 가느..
201편|작가: 만석
조회수: 1,484|2017-06-12
복권에 당첨 되다
복권에 당첨 되다 토요일 저녁 우연히 복권방 앞을 걷게 되었다. 결코 계산 된 일은 아니었다. 길게 줄을 선 무리를 가로질러 귀가를 하다가 순간적인 유혹에 빠졌다. ‘오랜만에 복권이나 하나 사 봐봐?’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것도 성미 급한 나에겐 복권을 사야 할 이..
200편|작가: 만석
조회수: 1,705|2017-05-30
이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로
이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로 추운 겨울에도 찬물만 찾는 영감. 더운 여름에도 따신 물이 좋은 나. 고기가 생선보다 맛이 좋다는 영감에 생선이 고기보다 단맛이 있어 좋다는 나. 오월이 오니 벌써 덥다고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영감인가 하면 아직도 동절(冬節)의 내복을 ..
199편|작가: 만석
조회수: 1,983|2017-05-26
키다리할아범과 호호할멈
키다리할아범과 호호할멈 “이거 좀 내려줘요.”“저것 좀 올려줘요.”이건 호호할멈이 키다리할아범을 부르는 소리다. 미국으로 터를 옮긴 막내 딸아이가, 팔자에 없는 대형 냉장고를 안긴 덕에 호사를 하고 산다. 속은 넓어 좋은데 그 위에 물건을 올려놓거나 내리려면 영낙..
198편|작가: 만석
조회수: 1,621|2017-05-23
늙으면 아이가 된다
늙으면 아이가 된다 “엄마 어디 계세여~^^”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받은 막내아들의 문자다. 서둘러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금새 나갈 차비를 하고 섰다. 일본에 있는 줄 알았는데….“이거 형수가 부탁해서 갖고 왔어요. 잠깐 둘르려고 했는데 엄마가 없어서….”..
197편|작가: 만석
조회수: 1,199|2017-05-17
며느님과 김치
며느님과 김치 “어머님. 저 왔어요.”“오 그래. 왔구나.”보림이의 등굣길을 배웅하고 들어온 모양이다. 토요일엔 년 중 행사로 들르더니 어제는 약속이 있다며 기다리지 말라는 아들의 전화가 왔었다. ‘김치 담궈놨다. 갖다 먹어라.’이건 아들의 전화를 받고 내..
196편|작가: 만석
조회수: 1,090|2017-05-15
며느님은 센스쟁이
며느님은 센스쟁이 5월 8일 어버이날. 아이들의 스케줄에 맞추다보니 행사는 지난 6일로 끝이 났다. 가장 만만한 날이 주말이니까. 그런데다가 막내아들이 7일 출국을 하느라 천상 6일이 제격이었지. 빵빵하게 잘 얻어먹은 것까지는 좋은데 정작 8일엔 재미가 없더란 말..
195편|작가: 만석
조회수: 2,363|2017-05-11
오늘은 어버이날
오늘은 어버이날 허허. 이런 어버이날도 다 있네?! 내 이런 어버이날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왜 진즉엔 못했을꼬.일본에서 출장을 온 작은 아들이 어제 날짜로 다시 출국을 한다 했다. 어버이날 행사는 자연스럽게 그 아이 새끼줄(?)에 맞춰 6일에 치루어야 했다. 근사한..
194편|작가: 만석
조회수: 710|2017-05-08
오늘은 어린이날
오늘은 어린이날 며느님의 핸폰이 노래를 한다. 혹 늦잠 자는 걸 깨우나 싶어서 늦은 시각에 전화를 걸었다.“예 어머님.”“보림이 일어났나?”“예.”“바꿔라.” “할머니!”아구. 예쁜 것이 목소리도 옥구슬이다.“아빠 출근했어?” “아니요. 빨강날이라 출근 안했..
193편|작가: 만석
조회수: 958|2017-05-05
손주가 상전이다
손주가 상전이다 할아버지는 아침 8시 25분이면 틀림없이 대문을 나선다.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사는 보림이의 등굣길을 맞으러 나가는 길이다. 그러니까 보림이네 집과 학교의 중간 지점에 우리 집이 끼어있어서 보림의 등굣길과 하굣길을 마중하고 배웅하러 나가는 게 일과..
192편|작가: 만석
조회수: 1,630|2017-05-03
나도 자연인이다
나도 자연인이다 이젠 실실 농사를 시작하려나 보다. 주섬주섬 자루를 챙기는 모양새가 영감이 발동을 거는 모양이다. 말하다 죽은 귀신에 잡혀 말을 아끼는 영감은 오늘도 말 한 마디 없이 자루를 채운다. 나도 눈치껏 며칠 분의 먹거리를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 늘 그랬..
191편|작가: 만석
조회수: 1,145|2017-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