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어지는 행복
손에 쥐어지는 행복 앞 댁 지하실에 이삿짐이 들고 난다. 소문도 없이 젊은이들이 집을 사서 이사를 간다 한다. 남의 일이지만 고마운 일이다. 가는 길에 인사라도 하고 가면 더 좋으련만, 누구를 탓하겠는가. 인사를 받을 제목이 되지 못한 나를 나무라야지. 좀 더 살..
190편|작가: 만석
조회수: 1,561|2017-04-27
며느님 기절하시겠네
며느님 기절하시겠네 왠지 오늘은 기분이 좋다. 허긴. 매일 저기압이면 어찌 살리. 가다가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왠지 오늘은 장난이 하고 싶다. 누군가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누군 누구겠어. 영감이지.보들이(우리 집 강아지) 빼고는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영감 ..
189편|작가: 만석
조회수: 984|2017-04-25
아직은 아닌데
아직은 아닌데 기가 막혀! 아직도 약이 부족한가? 오늘 날짜로 먹어야 할 약이 한 알 더 늘었다. ‘이건 아닌데 ….’하지만 내가 무슨 힘으로 먹기를 거부하겠는가. 쌓이는건 약이고 느는건 나이다. 시원찮은 데가 좋아져서 약이 줄어들 기미는 애시당초(哀詩唐椒) 기대..
188편|작가: 만석
조회수: 860|2017-04-21
배가 불러야 부자다
배가 불러야 부자야 저절로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부지런한 이들이 들으면 웃겠다. 아침 일곱 시가 내게는 엄청 이른 시간이니까. 아침밥을 찾는 이도 없거니와 이른 출근을 해야 할 사람도 없으니까. 아홉시 예약이니 서두를 필요는 없다. 게다가 혈액검사라 하니 금식..
187편|작가: 만석
조회수: 1,023|2017-04-17
군자는 대로행이라
군자(君子)는 대로행(大路行)이라 흠씬 앓고 일어나니 무슨 벼슬을 한 것 같다. 영감이 기다렸다는 듯이 반긴다.“내가 들어다 줄게.”“그건 내가 해 줄게.”“저건 여기다 놓을까?”하하하. 한 번 신나게 앓아봄직도 하다. 왜 아니 그렇겠어. 단 둘이 쳐다만..
186편|작가: 만석
조회수: 2,989|2017-04-15
엣날이야기
옛날이야기 드디어 탈이 났다. 죽을 만큼, 아니 죽지 않을 만큼. 무슨 일에든 전조현상(前兆現狀)은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몹시 앓고 싶어서 그렇게 마음이 아팠던 것일까. 아니면 맘음이 아프다 못해 몸이 아프고 만 것일까. 그렇다면 몸은 마음에 지고 만 것이다.그..
185편|작가: 만석
조회수: 756|2017-04-13
마음이 아픈 날에는
마음이 아픈 날에는 아프다. 맘도 아프고 몸도 아프다. 이럴 땐 누구에겐가 기대고 싶다. 내 경우는 딸들에게 기대고 싶은 게다. 나이가 먹어도 어리냥을 부리고 싶은 건 전형적 막내 기질인가? “어디가 아프세요?”“어떻게 아프세요?” 딸들이 곁에 있으면 물어주겠지...
184편|작가: 만석
조회수: 1,092|2017-04-10
내 맘 나도 몰라
내 맘 나도 몰라 핸드폰이 운다. 방걸레질을 하다가 잽싸게 열어본다. 영감이다. “병렬이가 미싱을 하나 가져가라네. 공장에 놀리는 미싱이 있다고.”“미싱은 왜? 날 얼마나 더 부려먹으려고. 언제까지 바느질을 시켜먹을 거냐구!”아무 반응이 없더니 뚝하고 전화가 끊긴..
183편|작가: 만석
조회수: 1,347|2017-04-06
봄은 온다
봄은 온다 아침마다 대문을 열면 버릇처럼 담쟁이의 눈을 찾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담쟁이는 눈을 틔우기 일쑤였다. 어느 날 눈에 띄는 물오른 담쟁이의 눈. 그런데 올해는 내가 바빠서 담쟁이의 눈을 찾는다. 계절이 더디 오는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
182편|작가: 만석
조회수: 800|2017-04-01
영감은 로멘티스트
영감은 로맨티스트 오래동안 글을 쓰지 않았더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쌓였다. 잠시 입국을 한 두 딸아이의 이야기며 학교에 입학을 한 손녀딸의 이야기가 태산이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이런 이런. 눈치스러운 데가 적지 않다. 이렇게 쓰면 혹시 저렇게 이해를 할..
181편|작가: 만석
조회수: 1,056|2017-03-25
참 좋은 세상
참 좋은 세상 막내 딸아이가 미국 주재원으로 나가는 남편을 따라 도미(渡美)를 했다. 한 쪽 팔을 잃은 듯. 사실이 그랬다. 내외(內外)는 내 집에 오면 구석구석의 내 살림을 살폈는데…. 인터넷은 말을 잘 듣는지 전선은 문제가 없는지 또…. 사위가 살피는 동안 딸..
180편|작가: 만석
조회수: 1,037|2017-03-22
에헤라 디여~!
에헤라 디여~♪~♪ “어머니. 어서 나오세요. 우리 지금 대문 앞에 와 있어요.”“오야. 나간다~♪” 노랫가락을 읊으며 나선다. 오늘은 보림이가 초등학생이 되는 날이걸랑?! 삐약삐약 병아리처럼 조잘대던 녀석이 어느새 초등학교에 입학식을 한다다. 얼씨구 좋을시고. ..
179편|작가: 만석
조회수: 1,590|2017-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