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목숨을 건 맞섬6
“그래? 어떻게 알아냈어?” 뫼의 말에 이선의 온 신경이 곤두선다. “놈들의 말소리가 죄 들려요. 놈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거 같아요.” 뫼의 목소리가 철심이 박힌 것처럼 단단하다. “도대체 놈들이 어디까지 손을 댄 거야? 어쨌건 더는 여기저기 흔적을 ..
63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719
목숨을 건 맞섬
말을 하면서 들은 슬쩍 뫼의 눈치를 살핀다. 뫼의 입가에도 희미하게 미소가 떠 있다. 하지만 누리나 이든처럼 화사하지가 않다. 2013년에 빨려들어가지 않으려 버티고 있는 듯한 어정쩡한 미소다. 빠져들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이라도 외나 보다 생각한다. 그녀는 모르는 척..
62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222
2부 : 목숨을 건 맞섬4
들과 아미 버들은 부싯돌로 불을 피운다. 나뭇가지들을 잔뜩 주워다 옆에 쌓아놓고 하나씩 올린다. 먹거리를 챙겨오면 불에 구울 생각을 하니 입에 군침이 돈다. 들이 저 혼자 피식 웃는다. “왜?” “그냥. 누리가 처음 토끼를 잡아왔을 때가 생각나서.” “맞아. 그..
61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513
2부 : 목숨을 건 맞섬3
“들었지?” 들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묻는다. “응. 저 놈들이야. 우릴 놓쳤어.” 뫼도 한껏 들떠있다. 앉아 있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들이 손을 치켜든다. 뫼도 마주 든다. 손바닥을 소리가 나게 부딪힌다. “애들한테도 알려주자!” 들이 인터폰..
60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300
2부 : 목숨을 건 맞섬2
애니는 여자를 떠올린다. 흔들리던 눈빛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그 눈빛 때문에 마음을 놓았다. 두려움에 아무것도 하지 못할 줄 알았다. 일을 저지를 만큼 담이 크지 않아 보였다. 글이나 쓰는 여자라고 과소평가 했다. 뒤통수를 한방 크게 얻어맞은 기분이다. 그 얼얼함이 ..
59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117
2부 : 목숨을 건 맞섬
“뭐야? 화면이 왜 이래?” 사무실로 들어서던 소훈의 발걸음이 딱 멈춘다. 화면에 보여야 할 애니민들이 보이지 않는다. 애니가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더니 마우스를 꾹꾹 누른다. 하지만 화면은 달라지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거야. 왜 화면에 아무것도 안 뜨는 거야?”..
58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862
결기
“그거 좋다. 한데 어떻게 볼 수 있지?” “검색어에 쳐보자! 밑져야 본전 아니야?” 뫼가 말을 하고 얼른 검색란에 ‘드라마’를 치고 Enter를 누른다. 화면이 드라마와 관련된 글과 그림, 사이트로 가득하다.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열어 확인해본다. 방송국 홈페이지로..
57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954
가상세계
하지만 뫼는 생각은 다르다. 아니 알고 있는 게 다르다. 이선이 글쓰기를 멈추겠다는 말에 놀라 기겁을 한다. “아 아뇨. 그럼 우리 삶도 멈춰요. 아줌마가 계속 써 나가야 우리도 살아 움직여요. 그러니 멈추지 말아요.” 뫼가 펄쩍 뛴다. 다급한 마음이 되어 말도 ..
56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286
2013년의 여자, 애니민의..
갑가기 몸이 찌뿌듯하니 뻑뻑하다. 들뿐이 아니다. 모두가 그걸 느낀다. “이상하다. 몸이 왜 이러지?” 다들 팔을 움직이며 알 수 없다는 표정들이 되어간다. 뫼의 눈동자가 이상함을 감지한 듯 움직인다. “여자야. 여자가 창을 닫고 있어.” 뫼가 다급하게 말을..
55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985
버석거리는 애니메이션인간
한밤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로 다가간다. 글자를 쳐 넣고 검색을 누른다. 이상하다. 컴퓨터가 반응이 없다. 화면이 바뀌지 않는다. 다른 걸 쳐 넣고 검색을 눌러 확인해 본다. 화면이 바뀌고 검색한 단어들이 화면에 쫙 올라온다. 애니메이션만 변화가 없다. 누군가의 숨..
54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037
먹먹함2
누군가 그의 어깨를 툭 친다. 들이다. 누리도 보인다. 이어서 버들도 이든도, 아미도 들어온다. 다들 낯선 얼굴을 하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왜 그래?” 들이 걱정스레 묻는다. 하지만 그의 귀에서는 앵앵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무슨 일 있어?” “..
53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050
먹먹함
뫼는 이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들려오는 소리에 흐느낌이 묻어 있다는 걸 느낄 뿐이다. 하지만 누군가 끼어들었을 거라는 이선의 말은 온전하게 들어와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뫼가 이선의 말에 ..
52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