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목숨을 건 맞섬26
느닷없이 만나자는 전화에도 이균은 투덜거리지 않고 애니의 사무실을 찾는다. 애니는 사람을 불러놓고도 반기는 낯빛이 없다. 뭘 재고 따지고 하는지 힐끗 쳐다보는 것도 없다. 이균도 그걸 낯설어하지 않는다. “애니민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툭 던진다. “덫만 놓..
8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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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5
애니는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다. 며칠 동안 찾아 헤맸던 뫼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 주자고 게임 속에 사람 하나를 풀어놓고 맘껏 요리하고 있다. 게임 속 캐릭터가 힘이 달리는 모양이다. 뒤로 물러나더니 막다른 골목에서 납작 ..
8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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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4
뫼가 빠져나가고 애니도 게임 창을 닫는다.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리고 주먹은 불끈 쥔다. 부르르 떤다. ‘쥐새끼 같은 놈. 왜 하필 그때 거기에 나타난 거야? 그딴 뜬금없는 말만 안 했어도 대꾸 같은 건 안 했을 텐데. 게임 속으론 왜 들어왔던 거야? 올가미를 낚..
81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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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
“왜?” 뫼가 아쉬운 듯 묻는다. “누리에게 끼니 때 먹을 거 마련해오라 하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들도 아쉽다. 그냥 옆에 앉아 노닥거리고 싶다. 그 마음을 잘라낼 수 없어 일어난 것이다. 뫼도 들의 마음을 읽는다. 노닥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아직은..
80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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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2
“정말 그 놈일까?” 들이 영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기에는 사진 속 남자가 너무 평범하다. 머리에 뿔은 아니라도 겉모습이 험악할 줄 알았다. 한데 그렇지가 않다. 머릿속 놈과 딱 들어맞지가 않는다. “느낌이 그래. 뭐라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이상했어. 가상세계..
79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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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1
차가 달리는 동안 핸드폰은 착실하게 기계음을 내보낸다. 세상 참 좋다. 차를 세우고 묻지 않아도 되고, 이리저리 헤매지 않아도 된다. 여자의 컴퓨터는 아무나 드나들 수 없는 요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변을 살핀다. CCTV가 사방에 깔려있다. 가지고 온 모자를 ..
78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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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0
뫼는 그 행위를 진지하게 치러낸다. 들이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개의치 않는다.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띄운다. 그러더니 쥐고 있던 손목을 놓아준다. “뭐한 거야?” “니 느낌을 내 안에 담았어.” 들이 뚫어지게 뫼를 쳐다본다. 뫼는 덤덤하..
77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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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9
가상공간을 누비고 다니는 애니매이션 인간. 늙지도 않는다면 그야말로 금붙이에 꽃이 얹힌 거나 다름없다. 게다가 날마다 새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되돌릴 필요도 재탕을 할 필요도 없다. “왜? 이균이 미끼를 던져?” “미끼는? 이미 실험까지 마친 거 같더라.”..
76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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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8
몸을 들이민다. 아니 빨려간다. 한데 이상하다. 몸이 서늘하다. 아니, 주변이 서늘하다. 놈의 아바타가 노려보고 있다. 눈에서 불꽃이 튀고 있다. 재빨리 달아난다. 요리조리 몸을 숨기며 빠져나간다. 하지만 놈도 바짝 거리를 좁히며 따라온다. 주변을 휘 둘러본다. 이선은..
75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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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7
뫼가 밖으로 나가려는 누리와 이든의 손을 꽉 움켜쥔다. 말로가 아닌 몸으로 전해주고 싶다. 누리와 이든의 가슴에 뜨거운 게 스며든다. 이내 눈시울까지 번져간다.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고 들만 남게 되자 뫼는 이선의 카페로 들어간다. 이선은 카페에 글을 올리는 중이다...
74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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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6
눈꺼풀을 치켜든다. 밖이 훤하다. 어둠은 물러가고 없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다. 이내 애니가 다가온다. 컴퓨터로 가서 손으로 매만진다.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하루가 그의 몸속으로 스며든다. 아침을 물리고 다들 뫼의 컴퓨터 앞으로 몰려든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뫼..
7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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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5
셋은 아무일 없었던 듯 히히덕거리며 숲으로 간다. 뫼는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애니를 생각한다. 조물주라고 으스대며 피조물들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그건 보이는 것이 그럴 뿐이다. 속은 그게 아니라는 것쯤은 그도 안다. 놓친 후유증에 시달리며 애가 달아 있을 ..
7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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