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하나 귀 둘
일을 하다보면 여러사람과 마주치게 된다. 얼굴도 모르지만,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 회사에 다니다 보면 결국 같은 일을 한다는 공통점을 갖게 되고, 직장 동료라는 테두리안에 묶이게 되는 사람들.. 그래서 말이 통하게 되는 사람들... 하지만, 떨어진 거리만큼 다만..
34편|작가: 하나
조회수: 1,707|2004-11-17
이놈의 욕심그릇은 깨지지도 ..
올해 처음 학교라는델 간 큰 아이,일주일에 한번 도시락을 싸가지고 간다. 누구한테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닌데 도시락 쌀 때마다 왜 그리도 반찬에 신경이 쓰이는지 원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그냥 녀석이 평상시 잘 먹는 반찬, 좋아하는 반찬을 담아주면 되는것을 내 욕심에 ..
33편|작가: 하나
조회수: 1,326|2004-11-04
이렇게 좋을 수가!!!
학부모님께 안내말씀 드립니다. OO구 하수처리장정화장치 확장 및 교체작업으로 인하여 10월 26일~10월 28일까지 전지역이 단수되어 부득이 학교 급식을 실시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9일은 정상 급식을 실시하오니 이점 양해바랍니다.. 이 동네에서만 6년째 살고..
32편|작가: 하나
조회수: 1,172|2004-10-29
상하관계에 놓이고보면
나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두해전에 동창회를 한번 소집한 적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면 그래도 어느정도 번듯하게 자기 생활 꾸려가고 있는 친구들은 동창회 한다고 하면 선뜻 참가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는 차마 참가를..
31편|작가: 하나
조회수: 877|2004-10-26
인연이란...
남의 건물에 세들어 살던 우리 회사, 새로 건물을 지어서이사를 하게 되었다. 1층은 세를 주고, 나머지 층은 우리가 썼다.. 3층짜리 건물이라 엘리베이터는 없고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옆에 누가 지나가면 꼭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네고, 그러면서 자연히 걸음 속..
30편|작가: 하나
조회수: 1,304|2004-10-19
무제
바쁘니? 내 친구는 그렇게 직장 생활하는 나를 배려해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어. 마침 잘 연락했어..안 그래도 전화한번 해보려고 했는데...별일없지? 난 또 그렇게바쁜 시간임에도 친구가 무안할까 싶어얼른 답글을 띄운다. 나도 집에 있을 땐 그랬..
29편|작가: 하나
조회수: 759|2004-10-13
우리 찬이
우리 찬이는 여섯살입니다. 동네 어린이집에 다니죠. 입학한지 얼마 안되서 어린이집에서 가정통신문이 왔더군요. '찬이는 너무나 예의바르고 착합니다. 그런데 밥을 잘 먹지 않아요. 숫자도 잘 쓰고, 한글도 익혀서 수업하는데 지장이 없고, 집중력이 아주 좋습니다. 그..
28편|작가: 하나
조회수: 909|2004-10-09
길 위에서
지하상가 계단을 오른다. 왼발 오른발 발을 뗄때마다장단이라도 맞추듯계단 끝에 걸려있는하늘도 움찔움찔움직임을 보인다. 그 재미에 괜히 몸을 좌우로 많이 흔들거려본다. 계단을 오를 때는 늘 앞사람 발 뒤굼치에 시선이 박혀버린다. 그 발 뒤굼치는 내게 성실한 길 안내자..
27편|작가: 하나
조회수: 645|2004-10-08
칼
추석장을 보러 재래시장에 갔다가 그곳에서 추억의 칼을 발견한다. 변변한 가게도 없이 자판도 없이 누런 빛 스테인레스 그릇에 고사리며, 토란이며, 도라지를 파는 어느 할머니의 손에서... 도루코 면도칼... 이름이 맞나 모르겠다. 학교 다닐때 그 칼로 연필을..
26편|작가: 하나
조회수: 806|2004-10-04
눈이 어두워지다
9월의 맨 막바지 날을 조금 일찍 시작한다. 긴 한가위 연휴의 끝에서고보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함에이 나이에도 적응은 안되고 긴장한채 잠들었더니 몇번을어둠 속에 있는 시계와 씨름을 해야했다. 그렇게 잠을 설칠때는 새벽은 더디 오더만 단잠을 잤다고 생각한 순간..
25편|작가: 하나
조회수: 837|2004-10-01
오른손 왼손
작은 녀석이 공을 가지고 놀다가 공을 잃어버렸다. 찾아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텔레비젼 받침대 밑으로 공이 들어갔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어두컴컴한 받침대 밑을 들여다본다. 어둠에 익숙치 않은 눈, 보이기까지 조금의 시간이 걸린다. 저 끝에 연두색 공이 ..
24편|작가: 하나
조회수: 745|2004-09-21
함지박 하나 들고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는다. 못생긴 손톱이 더 도드라져 보이므로. 화장대구석엔 아세톤이 있다. 길거리에서 하나에 천원한다기에 사둔 것인데 벌써 몇해가 흘렀다. 언젠가는 나도 매니큐어 바를 일이 있을지 모르므로. 하지만 정작 매니큐어는 사지 않는다. 뚜껑을 열면..
23편|작가: 하나
조회수: 678|2004-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