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
신경숙 장편소설 "외딴방"을 읽고 난 아침에... 2004년 9월 14일 화요일… 여러 사람들이 그 미덕을 지적해왔지만 나는 신경숙의 “외딴방”을 90년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외딴방은 작가 자신이 한 시대에 “생활”로 겪은 바를 나직한 음성..
22편|작가: 하나
조회수: 703|2004-09-14
주유소 옆에는
주유소 옆을 지날때는 늘 기름냄새가 나서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고 만다. 그러지 말랬는데... "배추가 왔어요, 열포기에 만원하는 배추가 왔어요..싸고 맛있는 배추가 왔어요. 배추 사세요, 배추..." 가끔 조용한 동네엔 정적을 깨는 과일이나 야채장사 트럭이 ..
21편|작가: 하나
조회수: 726|2004-09-13
오래 전에 써두었던 글귀 ...
여덟살 때... 빨간 체크무늬 치마에 빨간 구두, 왼쪽 가슴엔 하얀 손수건을 달고 단발머리 여자아이는 처음 학교라는델 갔었다. 그 구두가 그렇게 이뻐서 아이는 열살이 될때까지 엄마가 사다주는 빨간 구두를 싫어하지 않았다. 질리지도 않았던지 동네 아줌마들이 어떤 신발이..
20편|작가: 하나
조회수: 711|2004-09-11
파란하늘 실컷보고
그새 하늘이 저렇게 높아졌던가? 하늘이 높아진 것만으로도 가을은 이미 문밖으로성큼 다가온 셈이다. 8월중순에 친정집에 갔을 때 가을의 전령사귀뚜라미는 깊은어둠속에서 때이른 울음을 이미 울고 있었는데, 도시의 삶 속에는 귀뚜라미는 끼질 못하네요. 차 소리에 놀라 다들..
19편|작가: 하나
조회수: 910|2004-09-10
아픈 전화
하루종일 듣는 소리 중에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전화벨 소리라고 스스로 답해본다. 내이름 석자를 부르는 소리도 아니요 엄마 소리도 아니요 전화벨 소리... 하지만 전화를 안 받을 수 없다, 전화벨소리가 자주 울린다는 건 회사가 바쁘게 돌아간다는 거고, ..
18편|작가: 하나
조회수: 805|2004-09-08
화요일 아침의 상념
나는 정말 나이가 든걸까? 거울은 늘 나를 구석구석 철저하게 복사해서 보여준다. 사춘기시절의 나는 뚫어져라 거울을 쳐다보고있는데, 그런다고 본디 생김새가 달라지지도 않는데...스무살의 나는 여전히 아침밥을 거를지언정 거울은 열심히 보고있다. 그릴때마다 짝짝이로 보여..
17편|작가: 하나
조회수: 575|2004-09-07
나의 결혼 이야기
(결혼 이야기) 최근까지 나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푹 빠져있었다. 아…한기주 사장 넘 멋지다…잘 생기고, 돈 많고, 게다가 매너까지 있으니…저런 멋진 남자랑 연애하는 태영은 얼마나 행복할까? 남편이 옆에 있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채 좋아라 입벌리고 있는 내게 ..
16편|작가: 하나
조회수: 648|2004-09-06
의자와 나
얼마전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바꿨다. 컴퓨터를 새로사면서도 D인터넷 서비스는 바꾸지 않았었다. 요즘은 컴퓨터가 없으면 못하는 일들이 생겨버렸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한 녀석의 숙제를 할 때조차도 컴퓨터는 필요하게 되었다. 알림장...오늘의 숙제와 내일의 준비물을 ..
15편|작가: 하나
조회수: 719|2004-09-05
작품? 낯선 단어
여기 작가의 방에 들어올 땐 늘 가슴이 벅차다. 마치 내가 작가가 된 모양으로... 클릭 한번으로 나는 그 누구의 이목따윈 상관없이 적어도 내가 꿈꿔왔던 신분상승을 한다. 모든게 이렇게만 쉽고 간단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럼 너무 맨숭맨숭한 세..
14편|작가: 하나
조회수: 572|2004-09-03
이사
기나긴 여름이 끝나간다. 8월 마지막 날짜에 X표시를 하면서 분당에서의 5년을 마감한다. 여고동창 선이는 사회에 나와서 가까와진 친구다. 학교 때는 정작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따로 있어 주로 그네들과 무리지어 다니느라 선이와는 어울릴 기회조차 없었다. 빡빡한 ..
13편|작가: 하나
조회수: 513|2004-09-02
냉정과 열정사이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고나서… 이 책은 모두 두권이지만, 일반적인 구성과는 다르다. 보통의 장편소설이 상, 하로 구분되어지는 것과 달리 이 책은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두명의 작가가 각각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입장에서 펼쳐나간 책이다. 두 권을 다 읽어야만..
12편|작가: 하나
조회수: 623|2004-09-02
옥상위에 서서...
바람이 분다. 스스로의 열기에 지쳐 슬글슬금 달아나버린 여름 공기 틈으로성급한 가을이 비집고 들어와 시원함이 느껴지는 바람이다. 며칠전에 새로 깔린아스팔트는 아직 이 동네에 적응을 못했다. 길바닥은 한층 위로 올라와 가뜩이나 낮은 집들을 더 낮아 보이게 한다. ..
11편|작가: 하나
조회수: 759|200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