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두해전에 동창회를 한번 소집한 적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면 그래도 어느정도 번듯하게 자기 생활 꾸려가고 있는 친구들은 동창회 한다고 하면 선뜻 참가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는 차마 참가를 못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단지 드라마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모임을 주최하고 보니 전화상으로 힘없이 대답하던 그 친구들은 그저 보여지는 모양새가 다를 뿐인 현실을 과감하게 떨쳐버리지 못하고 결국엔 모임에 참가를 하지 못하고 말았다.
다들 침묵 속엔 암시가 있었다.
그래도 여기 모임에 참가한 친구들은 제법 자기 생활엔 자신이 있는 친구들이구나라는....
나도 그런 축에 속하는구나 하는...
나이 만큼 뛰어넘은 세월 속엔 우리가 학교때 평등하고 나란했던 관계의 끈들이 어느새 수직으로 늘어서서 우리 만남을 방해하고 있었다.
수직선이 되는 관계는 부담스럽고 무섭다.
나란한 관계가 수직으로 바뀌면 위에 선 사람들은 필경 나에게 부담으로 작용을 한다.
부탁하는 사람과 부탁 받는 사람처럼...
명령하는 사람과 명령에 움직여야 하는 사람의 관계처럼...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의 관계처럼...
그 수직의 관계속에서도 나란함이 주는 편안함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겉으로 보여지는 건 단지 요식행위에 불과한데도 그걸 과감히 뛰어넘지 못한다.
겉모습에 너무 연연하고 산다.
속 알맹이만이라도 나란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