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월의 첫날인지도, 만우절인지도 모르고 하루가 지났다. 단지 내가 노는 날이라는 것, 하나만 기억한 채.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요즈음은 하는 일없이하루를 보내도후회스럽지 않다. 예전같으면 마음 허전해하며 무엇에 쫓기듯 큰 종이에 내일 계획을 ..
33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717|2006-04-01
쉼
5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큰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작은 아이는 두 돌이 지났고 남편은 월급이 올랐고 . . . . . . 나는 쉬었다.
32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604|2006-03-14
길 찾기
활처럼 휘어진 길을 따라 도서관을 향했다. 시리도록 퍼런 하늘을 손등으로 가리며 황급히 건물 속으로 들어섰다. 아이들, 남편이 없는 양곁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을 양 어색하기만 하다. 빽빽한 책 사이를 어슬렁어슬렁...... 이제 1시간의 여유밖에 없는데도 마..
31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714|2005-10-14
한국에 태어난 우리 아이의 ..
마음에는 가을이 온천진데 , 글소리는 항상 아이, 남편, 꿈에 대한 얘기뿐이다. 하늘을 보면 너무나 파래 마음이 시려운데, 옆을 바라보면 온통 사람인지라 그런가보다. 오늘도 여전히 아이소리를 할려고 컴퓨터 앞에 앉는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엄마다. ..
30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151|2005-09-05
유리조각
오늘도 속에서 서걱서걱 소리를 낸다. 살점을 에인다. 어쩔 수 없어 훅 뱉어버렸다. 아이가 피를 토하며 운다. 유리조각이 나간 뽀족한 홈에뜨거운 물이 고인다.
29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936|2005-08-31
마음의 거리
B형 남자 우리 아이 자유롭고 호기심이 많다. 조심성 많고 내성적인 A형 만나 금새 부하로 만들었다. 엄마 열받아 우리 아이에게 내 단속한다. 결국 37살난 그 아이 엄마 칼로 무 자르듯전화, 발길다 끊었다. B형 남자 우리 아이 오늘도 일쳤다. ..
28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750|2005-08-31
코스모스 세 송이
요즈음 들어 남편의 귀가가 늦다. 굳이 어디갔다 왔느냐고 몰아 세우지도 않는다.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회사에 손님이 와서 늦게까지 일하다가 외박을 한 것도 얼마되지 않았는데, 오늘도 전화 한 통없이 늦다. 아이들과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현관..
27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953|2005-08-23
어느 날...
드디어 화산이 폭발해 버렸다. 지갑을 안 줄려고 몸부림치는 아이와 지갑을 뺐지 못해 안달을 하는 아이는 서로 울고불며 뒤얽혔고, 그 찢어지는 울음소리는 엄마로서 최소한 지켜야 하는 도리의 방어막을 찢어 놓고야 말았다. 목욕탕에 들어가 큰 아이 어깨를 흔들며 울..
26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930|2005-08-09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남편 책장에 꽂힌 낡은 책 한권이 눈에 띄였다. 내가 어릴적 책을 읽으며 운 적이 딱 2번이 있는데, 첫번째는 초등 5학년쯤 이었던가. 추운 겨울밤 배깔고 누워 읽은 플런더스의 개였고, 두번째가 이번에 다시 읽은 이 책이었다. 요즈음 아이들의 시각을 빌어 세상을 ..
25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251|2005-07-24
장마
어제까지 비가 지짐거리더니, 오늘은 아예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줄줄 흘러 내린다. 몸부터 그것을 알았는지, 김치를 담구어 보겠다고 설치던 금요일부터 피곤이 온 몸을 뒤덮더니 토요일부터는 목이 침을 삼키면 거북할 정도로 아프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장마는 조금씩 조금씩 몸..
24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903|2005-07-03
아줌마의 몸부림
큰 아이가 15개월쯤 되었을 때 집을 뛰쳐 나갔었다. 왠지 집에 있으면 혼자 도태되는 것 같고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나올 수없을 것 같아 썩은 동화줄이건 튼튼한 동화줄이건 안 가리고 막 잡았다. 남편은 말한다. 그 때, 멀리 다른 지역이 아니라 가까운 ..
23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3,357|2005-06-23
물기 가득한 날
아침부터하늘은물기를 입 안 가득 머금고 있는 듯했다. 아이 병원을 다녀올 쯤엔 간신히 웃음을 참느라 애쓰다가 피식피식 새는 입술의 틈 사이로 물방울이 뚜우 뚝 뚜우 뚝 떨어졌다. 마침내 하늘은 오후 아이 마중을 나갈 쯤에는 파아아 최불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22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812|200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