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넘어가면서 눈물 흘리는 횟수가 많아진다.
인간극장 보면서 울고, 드라마 장면 보고 울고, 아픈 아이 보면서 울고,
나이가 들면 인생의 쓴맛단맛 다 보아서 더 무덤덤해져야 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눈물이 더 많아 흐르지? 궁금했었다.
그러나, 얼마 전 우연히 답을 알아내었다.
나이와 함께 겪어낸 인생의 골짜기 골짜기 사연들이 남 일 같지 않기에. 꼭 똑같은 일은 아닐지라도 사춘기 방황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아이가 불치병에 걸렸을 때 엄마의 심정이 어떨지, 시어머니가 애꿎은 오해를 할 때의 며느리가 얼마나 억울할지 똑같은 자리에 나도 있어봤기에 그 감정이 너무나 공감이 되어서 우는 것이다.
어쩌면 그 때 고여 있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흘러내리는 지도......
얼마 전, 남 일 같지 않게 울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나이드신 여자 분이 아픈 장면,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는 고래를 보며 안락사 시키는 것이 나은지,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나은지 괴로워하는 장면,
치매 걸린 노인이 나오는 장면,
영전사진이 나오는 장면.......
뿌리가 송두리 채 뽑혀 쓰러진 나무같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