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몽
작은 용달차 하나.. 우리가 이 집에 있었던 흔적을 모두 싫고 가기에 충분히 넓었다. 작은 방. 누렇게 변색된 벽지. 쾌쾌한 곰팡이 냄새.. 하루종일 동네 여기저기를 뒤져서 가구처럼 생긴것을 몇개 주워다 놓았다. 대충 박스에 옷을 넣고, 겉은 색을 칠했다. ..
66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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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불꺼진 거실에 주저 앉았다. 오늘하루가 마치 10년전 일인듯 까마득히 느껴진다. 불을 켜고 이집에 내가, 아니 우리가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모든것을 다시 원자리로 돌려 놓기 시작했다. 처음 왔던 그때 그 모습처럼 방석도 삐딱하게 놓고 주방 서랍에 있던 수저도..
65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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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아파트 앞에서 멀어저가는 갤로퍼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뭔가 가슴속이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용준씨의 말... 고맙다고 해야하나.. 기분나쁘다고 해야하나.. 아직... 난.. 아니 아직이 아니라 앞으로 영원히 결혼같은것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
64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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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아직 이른 말이지만.." 용준씨가 조심스레 말을 시작했다. "사랑이 소망이, 그리고 수정씨의 집이 되어주고 싶어요.." 아우... 나 머리 나쁜데.. 무슨소리지? 집? 지금 사는 집이 뭐가 잘못됬나? 어차피 다음주에 이사하는데... ..
63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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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대성이와 사람들은 서울로 향하는 차에서 나에게 열심히 손을 저어주고 있다. 그들이 고마운 것은 맞지만... 고맙지는 않다. 온몸에 더러운 오물을 묻히고 서있는 것 같다. 분명 도와준것은 맞는데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 말할수 없다. 그들을 보내고 원장..
62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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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용준씨가 증인석에 있는 모습에 왜이리 죄스러워 지는 걸까? 저사람 저 자리에 있으면 안되는 사람인데... 용준씨가 자리에 앉자 신이난 피고측 변호사가 질문을 시작한다. "박용준씨 원고 은수정씨와 어떤사이입니까?" 용준씨가 잠깐의 숨을 고르고 자기집에 무상 거..
61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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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재판은 2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원고측에서 원장님 그리고 피고측에서 남편이었던자의 친구 부인이 각각 증인으로 나왔다. 한참의 공방이 있고, 다시 은빈 엄마가 증인석으로 올라갔다. 속초에 있으면서 내가 가장 많은 푸념을 했던 대상이 은빈엄마인데.. 그러기에 나..
60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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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원장님이 다무지게 입을 다물고 증인석으로 가서 선서를 했다. 거짓을 말하면 법의 처벌을 받겠다고 선서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기 싫었다. 그녀에게는 그 진술서가 진실이겠지.. 그래 사람이 저마다 다 보는 시각이 다르니까... 귀로 들리는 소리는 어쩔수 없기에 그냥 ..
59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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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법정에 들어섰다. 정말 오고 싶지 않은곳. 살면서 안갈수만 있다면 안가고 살고 싶은 곳이다. 그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얼굴에 활짝 웃음을 띤 변호사가 반갑게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 조금있다가 그자와 상대방 변호사가 들어온다. 그자의 얼굴만 봐도 숨을 쉴..
58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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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1심 최종변론이 있는 날이다.가고 싶지 않다.어떤 험한 꼴을 또 당할지.어떤 기가막힌 것을 들고 나올지.변호사에게 가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변호사는 오늘은 꼭 참석해야 한다고 했다. 상대방 증인심문과정에서 미처 발견 못한 부분이 있을지 모르니 꼭 와야 한다는 몇번의 당..
57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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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마지막 촬영 컷을 외치는 감독님의 목소리가 내 마음의 반을 잘라간듯 허전하다. 삼척서 돌아와 다시 정식 종파티를 마지막으로 우리팀은 해체한다. 어제 태양군 소개로 강감독님께 인사를 드렸다. 사랑이 소망이를 어린이집원장님께 부탁드리고 나서 종파티 장으로 향한 ..
56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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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삼척 촬영을 마치고 미니 종파티가 있었다. 제대로된 쫑파티는 서울서 하겠지만 삼척이라는 바닷가온김에 뭐처럼 회놓고 즐겁게 회식을 시작했다. 모래위에 조명으로 불 밝히고 하는 회식은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모두 즐겁게 술잔이 오가고 서로 즐거워하지만 아무도 나..
55편|작가: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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