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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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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BY 현정 2009-10-29

마지막 촬영 컷을 외치는 감독님의 목소리가 내 마음의 반을 잘라간듯 허전하다.

삼척서 돌아와 다시 정식 종파티를 마지막으로 우리팀은 해체한다.

어제 태양군 소개로 강감독님께 인사를 드렸다.

 

사랑이 소망이를 어린이집원장님께 부탁드리고 나서 종파티 장으로 향한 나는 많이 늦은 시간이 되어서 식당에 도착했다. 벌써 꽤 많은 소주가 오간 다음이라 대부분 기분 좋게 흥이 올라있었다.

갑자기 고기 냄새를 맞자 내 위장은 정신없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스테프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 나는 정신없이 고기를 쌈에 싸서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겨우 쌈 하나 싸서 입에 넣자마자 딸국질이 시작되었다. 마른입에 갑자기 들어간 쌈이 결국 무리였나보다.

 

옆에서 누군가가 물컵을 집어 주었다. 고맙단 말도 못하고 일단 벌컥벌컥 마시고 돌아보니 옆에는 어떤 여자 스테프가 앉아있었다.

"고마워요. 콜록..."

"은수정씨 이제보니 터프한 면도 있었네요. 우린 요염, 내숭 덩어린줄 알았더니."

요염? 내숭?

"자 한잔해요. 만나자 마자 이별이네요."

여스테프가 소주 한잔을 찰랑찰랑 따라주었다. 그 여자의 잔이 공중으로 올라가자 다른 여자 스테프들의 잔이 따라 올라갔다.

"야! 키! 타!"

무슨 소린지는 몰라도 그들의 고함에 따라하며 잔을 들어 입속으로 액체를 부었다. 목부터 따끈해지는 느낌이었다.

 

흥이 오르고 감독님의 일장 연설이 시작되었다.

"자. 우리 이바닥 언제 어디서 어떤 작품으로든 다시 만날 사람들이니. 자 우리 같이 어깨동무하고.."

발음이 반은 흘러가는 감독님 소리에 갑자기 눈가가 조여오며 눈물이 나왔다.

언제 보았는지 앞에있는 여자가 티슈를 건내주었다. 대성이나 태양군과는 다른 느낌의 티슈가 내 눈가를 닫아주었다.

이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