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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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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BY 현정 2009-11-10

용준씨가 증인석에 있는 모습에 왜이리 죄스러워 지는 걸까?

저사람 저 자리에 있으면 안되는 사람인데...

용준씨가 자리에 앉자 신이난 피고측 변호사가 질문을 시작한다.

"박용준씨 원고 은수정씨와 어떤사이입니까?"

용준씨가 잠깐의 숨을 고르고 자기집에 무상 거주 하는 사람이라고 답을 했다.

변호사는 그 답을 듣자 더욱 신나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무상거주요? 서울에 집이 한두푼입니까? 무상거주요?"

변호사는 나와 용준씨 사이에 스켄들 기사까지 꺼내서 계속 공격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어찌 도울 방법이 없다. 고개를 축 숙이고 그저 마음속으로만 미안해 하고 있을뿐이었다.

그러길래.. 왜.. 이 험한 자리에...

"원고와 부적적한 관계가 아니란 증거 있습니까? 아니면 증인있습니까?"

그 질문에는 용준씨도 답을 쉽게 하지 못하고 답답한 표정으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자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나와 용준씨를 번갈아보며 썩소를 날리고 있었다.

"제가 증인입니다. 은수정씨와 박용준씨가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란 증인입니다."

객석에서 들리는 소리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소리나는 쪽에 있는 대성이를 향했다.

그 자가 다시 일어나 때리려는 모션을 취하자 피고 변호사가 황급히 그자를 막았다.

"당신은 원고와 동거를 하던 그 청년아닌가요? 당신 말을 어떻게 믿지요?"

피고 변호사가 그자를 진정시키고 대성이를 향해 무섭게 목소리를 던졌다.

"저도 증인입니다."

태양군이 일어섰다. 그러자 같이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증인이라며 일어섰다.

아!!!!

판사의 판사봉 소리가 땅땅 땅 울린다.

"법정 소란죄로 모두 벌금 내가 전에 자리에 착석하세요."

이미 내 눈에서는 주룩주룩 눈물이 내리고 있었고, 더이상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그날의 증인 신문은 끝나고 고마운 사람들하고 나는 바닷가 카페에서 진한 커피 내음 속에 묻혀 있다.

"고마워요.. 이 먼데까지 와서 .."

내 목소리가 많이 낯설다.

울음기 가득 배인 목소리가 내 목소리가 아닌것 같이 들렸다.

"아직 멀었어요. 이제 겨우 한 코너 돌았어요. 선생님.. 이렇게 여리고 순하니까. 그런 험한 꼴을 당하시죠.."

티슈를 집어주는 대성이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또 울고만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