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1,031

호접몽


BY 현정 2009-11-15

"아직 이른 말이지만.."

용준씨가 조심스레 말을 시작했다.

"사랑이 소망이, 그리고 수정씨의 집이 되어주고 싶어요.."

아우...

나 머리 나쁜데.. 무슨소리지?

집?

지금 사는 집이 뭐가 잘못됬나?

어차피 다음주에 이사하는데...

그동안 공짜로 살아서 고맙기는 한데...

집세 내라는 건가?

"아직 소송이 끝난것이 아니라 내가 수정씨와 아이들 앞에 자유롭게 나타날수도 없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수정씨게 전하고 싶었어요. 오늘 마침 이런 기회가 생겨서 ..."

아!! 머리아파..

쉽게좀 말해 주세요...

" 집세는 다는 못내도 조금씩 갚아 드릴게요.. 징징대는 소리지만.. 아직 그렇게 형편이 좋지 못해서요. 새 집구하고.. 이사하고.. 하면.."

개미소린지 모기가 웅웅대는 소린지.. 내가 하는 말소리를 내가 듣지 못하겠다.

말하면서도 참 내가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은수정씨.."

화가난 목소리의 용준씨다.

역시.. 돈문제에는 호인이 없는가 보다...

용기를 내서 용준씨 얼굴을 똑바로 보고 눈을 마주쳤다.

아줌만데.. 뭐...

이정도 뻔뻔함 쯤이야..

배째...

그래 배째라...

용준씨를 빤히 처다보는데.. 용준씨 표정이 영.... 요상하다..

"대성이가 눈치라곤 우주여행 보낸지 오래라고 하더니.. 지금 내가 무슨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꺼벅...

무슨소리는 무슨소리...

"집세 때...문..."

집세 때문아니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집세란 말을 들은 용준씨가 허웃음을 웃느라 아스팔트 주차장에 주저 앉아버렸다.

내가 뭘또 잘못했나?

"뭐가 그렇게 웃겨요.."

용준씨는 그러고도 한참을 더 웃더니 일어나 고개를 절래절래 젖더니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은수정씨.."

시동을 걸고 출발은 하지 않고 용준씨가 딱딱한 어조로 말을 시작했다.

"나 돌려서 말 안할게요. 멋인게도 안하고. 그냥 딱 할말할게요."

무섭다..

무슨 말이지?

"나 은수정씨에게 청혼할거란 말입니다. 수정씨가 소송이 끝나고 법적 정리가 끝나면요.."

꽝....

10000t

이거 무슨 소리야?

내가 뭘 잘못들었나?

"그러나 수정씨.. 소송에 반드시 이길거라고 방심하지 마세요. 오늘 한것은 마지막 증인 심문일뿐입니다. 나는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도울게요. 우리 잘 해봐요."

머리위에 화산이 폭발한다.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