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식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식당하나 차리면 그게 전부 다 되는 줄 알았다. 이건 그게 아니라 산 넘어 강 건너가면 첩첩산중이었다. 폐업이 된 다방에 가보니 식당을 할 그릇이 아니라 맨 간장종지보다 작은 커피 잔이 전부였다. 가스도 하나만 덜렁 있고, 꺼멓게 그을린..
11편|작가: 정자
조회수: 4,463
숨겨진 남자
' 야야~~ 영은인가?" "어! 할머니 무슨 일이세요?" 아이구 난리 나부렀다. 가게가 폭삭 주저 앉아버려 가지고 얘 네들 몽땅 병원에 실려 가버렸다. “아니 왜요? ” “ 아! 글씨 어떤 미친놈이 차로 식당을 박살 내부렸다. 니 빨리 막자네 가게 가봐..
10편|작가: 정자
조회수: 3,131
장사
물론 새벽은 단 잠을 자느라 물 건너서 오는 다리는 당연히 못보고 더군다나 나는 아침잠이 너무 많아 어리버리 눈 뜨는 게 다반사였다. 둘리 아줌니만 돌아오면 우덜은 아무 문제없다고 했다. 있을 땐 늘 술에 절어서 할 것 다 해서 몰랐는 디 난 자리 넘들이 더 ..
9편|작가: 정자
조회수: 2,581
집으로
기다리면 뭐하나 오매불망 더 애만 탄다고 하더니 꼭 우리가 그 신세였다. 할머니가 닭을 잡는 그 소동 후 더욱 우리를 질리게 한 것은 너무 조용함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쉼 없이 들락날락하더니 이러게 배 끊긴 섬이나 막차가 떠난 버스 정거장마냥 한산했다. 송화와 나..
8편|작가: 정자
조회수: 2,361
2.간통
썰물 빠지듯이 간 두 아줌니들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려고 했는데. 어디서 탁 탁 뭔가 두둘기는 소리가 났다. "언니..온 손님도 그냥 가라구 해요?" 송화가 다급하게 말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문전화는 받지 말라고 했고 온 손님두 그냥 보내라는 말은 없었는..
7편|작가: 정자
조회수: 2,579
간통
멀대 아줌니가 들어오자 마자 떠벌이 아줌니가 얼른 소맷부리를 잡고 주방 뒷 마당에 끌고 갔다.떠벌이 아줌니 성질대로 한다면 오신 밥 손님들 모두 나가라고 하고 문닫어도 시원찮았을 것인데.멀대 아줌니 보니 우리도 얼른 말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뭘 물어 볼 건지 그런 ..
6편|작가: 정자
조회수: 3,233
피서
“포장을 씌워야 한다니 께. 그래야 여러 사람 다 탄다구?” 떠벌이 아줌니가 주관하고 행사요원은 아줌마부대 요원이 드디어 바닷가로 여름 피서를 출발하게 됐다. 말이 그렇지 아주머니에 할머니에 우리들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두 타려면 대형버스를 빌려야 하지만 ..
5편|작가: 정자
조회수: 2,431
멀대 아줌니
장마철이 끝나도 또 축축한 습기를 동반한 우중충한 계절이 막 시작 될 무렵이 되고 비도 올지 말지 지 맘대로 흩뿌리던 날에 우리 동네에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에 파란색 일 톤 트럭이 섰다. 자세히 보니 포장이사도 아니고 얼기설기 꺼먼 끈으로 질끈 묶은 짐을 ..
4편|작가: 정자
조회수: 2,925
물난리
이사오는 것은 다른 곳에서 살던 집에서 나만 이동하는 것이 분명히 아닌데, 나와 네살 박이 아들과 돌이 막 지난 딸애를 업은 채 온 것이 이사라고 말고 없이 한 동안 방에서 나오지도 않았었다. 어디서 도망오면 죄라도 확실히 저질러놓고 뒷감당 안되니까 나 몰라라 오는..
3편|작가: 정자
조회수: 2,482
채송화
다방도 아니고 식당을 하는데 뭔 가게 이름이 확 뜨냐고, 광고 카피라이터들은 그런 것 때문에 밤새 지 머릿털 쥐어뜯는다는데. 대신 큰 엄마 머리카락 세어 본다고 해도 답이 그렇게 툭 튀어 나오냐고 나도 싫은 한 소리 했었다. 그 이름 때문에 팔자도 열 두번 바뀌고 운명..
2편|작가: 정자
조회수: 2,404
추적
뭣이 어째고 어째? 그려! 니가 봤냐? 내가 훔치는 걸 봤냐구? 눈구녕이 뚫렸다고 못 본거공연히 분란을 일으켜? 빨리말 혀 봐봐? 아 왜 말을 못 혀? 엉 입구멍 닫혔남? 두 여자가 또 우리 집 앞 골목길에서 아침부터 붙었다. 난 아침 밥 먹다 말고 힐끔 창..
1편|작가: 정자
조회수: 2,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