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을 좋아하는 할머니, 육..
바로 이웃에 할머니 두 분이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살고 계신다. 내 집 부엌창문에서 고개를 들면 윗집 할머니 집이, 고개를 살짝 모로 돌리면 아랫집 할머니 집이 고스란히 카메라 랜즈에 잡히듯 들어온다. 윗집 할머니는 83세, 아랫집 할머니는 82세. 두 분 모두 정정..
13편|작가: 이안
조회수: 28,108|2014-07-08
여든 두 살 할머니의 꿈
할머니 뭐하셔? 잔디 떠내고 있어. 올해 여기다 콩 심었다 내년엔 더덕을 심어야겄어.······. 내 말에 할머니가 삽질하느라 구부렸던 허리를 펴고 줄줄 늘어놓으신다. 할머니 대단하셔. 할머니 여든 두 살 맞아? 난 감탄사로 추임새를 넣는다. 그렇다고 말뿐은 ..
12편|작가: 이안
조회수: 15,239|2014-07-06
이놈아, 잘 먹었어.
텃밭이 핑계가 됐던 것일까? 드뎌 텃밭으로 구입했던 땅에 자그마한 농가주택을 짓고 시골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마음으로는 시골생활을 꿈꿨지만 혼자라는 게 늘 마음에 걸려 결정을 내리지 못 하던 차였다. 몇 년 전부터는 아예 아파트가 안전엔 최고여 하면서 아파..
11편|작가: 이안
조회수: 14,117|2014-07-05
눈 내리는 날에
뽀드득, 내 안이 수다스러워진다. 하이얀 눈을 밟았을 뿐인데 늘 그러했듯 어릴 적 꼬리 흔들며 반겨주던 강아지가 제일 먼저 달려 나와 주고, 손을 호호 불며 뛰놀던 개구쟁이들도 몰려온다. 뽀드득, 내 안은 한바탕 수다스러운데 손을 내밀어보지만 ..
10편|작가: 이안
조회수: 1,180|2013-12-17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인데..
아침을 챙겨 먹고 잠시 숨을 돌리는데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가 젊고 또랑또랑한 게 중학생, 아니면 고등학교 1학년 쯤? 뭔가를 두드려대면서 가끔 외쳐대기도 한다. ‘별스런 녀석이네. 도대체 어떤 녀석일까?’호기심이 인다. 난 베란다로 가서..
9편|작가: 이안
조회수: 1,059|2013-09-10
참 예쁘게 내려주는 비에 덧..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오늘 날씨가 딱 그렇다. 날이 흐리고 말 줄 알았는데 고맙게도 비가 내린다. 줄기를 보이며 쏟아지는 비는 아니다. 내리는 소리도 귀에 와 닿지 않는 가랑비다. 그래 그냥 내리다 말겠지 한다. 한데 그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그..
8편|작가: 이안
조회수: 1,038|2013-09-08
가을을 타고 나간 바깥에서
2013년 9월 4일 청명한 가을 날씨 창밖으로 보이는 바깥이 가을이다. 안은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온다. 바람이 선선하다. 10일 전까지만 해도 움직이면 비지땀이 흘러내렸다. 날씨도 이리 변덕스러우니 사람 변덕스러운 것이야 탓해 뭐할까.날씨가 좋..
7편|작가: 이안
조회수: 1,206|2013-09-05
8월을 벗어나다!!!
보송보송한 9월이다. 분명 엊그제까지만 해도 끈적거리는 땀이 피부에 촉촉했다. 그러던 게 9월이 가까워지면서 촉촉함이 걷어지더니 오늘은 9월 티를 내느라 그런지 바람도 보송보송 선선하다. 난 8월 대탈출을 고대하고 있었기라도 하듯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달력부터 넘겼다. ..
6편|작가: 이안
조회수: 621|2013-09-02
논산시민 여러분! 비닐은 쓰..
격주로 한 번씩 돌아오는 분리수거일이다. 분리수거를 안내하는 방송이 나온다. 시계를 흘끗 본다. 3시 40분이다. 난 2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려 6시 10분이 다 되어서야 주전자와 함께 분리수거 상자를 들고 나선다. 분리수거와 지하수 받아오는 일을 한꺼번에 해낼 생각..
5편|작가: 이안
조회수: 1,023|2013-08-29
그 놈의 강아지 때문에
지난 금요일 배추 모종 한 판을 사다 일부를 심고 태반이 남은 것을 가져와 베란다에 두었다. 먹자니 먹잘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깝다. 그야말로 계륵이다. 그래 그런지 그게 자꾸 눈에 거슬린다. 점심을 먹고 물 두 통을 받아 실고 밭으로 달린다. 베란다에 팽개쳐두었던 ..
4편|작가: 이안
조회수: 1,049|2013-08-27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올 거 같지 않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내 텃밭의 작물들이 살았다 하며 기지개를 맘껏 켜겠지. 주춤하는 폭염에 대고 올해는 니 운명도 다해가네 하고 고소해한다. 오후가 되니까 비가 주춤하다. 난 점..
3편|작가: 이안
조회수: 826|2013-08-24
내가 밤을 새운다고?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나보다. 시간이 돼서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등이 식을 줄을 모른다. 뒤척일 때마다 누웠던 자리에 열기가 아주 많이 느껴진다. 그래도 설핏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것도 잠깐이다. 깨어보니 11시도 안 됐다. 다시 엎치락뒤치락한다. 하지만..
2편|작가: 이안
조회수: 816|201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