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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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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아, 잘 먹었어.


BY 이안 2014-07-05

텃밭이 핑계가 됐던 것일까? 드뎌 텃밭으로 구입했던 땅에 자그마한 농가주택을 짓고 시골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마음으로는 시골생활을 꿈꿨지만 혼자라는 게 늘 마음에 걸려 결정을 내리지 못 하던 차였다. 몇 년 전부터는 아예 아파트가 안전엔 최고여 하면서 아파트 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차였다.

헌데 텃밭에서 가꾼 것들을 아파트까지 끌고 올라가 처리하는 게 차츰 귀찮아지기 시작하면서 느닷없이 시골로 가자고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게 작년 10.

드디어 몇 개월 간의 고생 끝에 집이 마무리되고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냥 지나가기에는 뭐해서 동네 이장한테 어른들 대접할 때 보태서 쓰라고 30만원을 드리고 집 근처 사람들에게만 떡을 돌렸다.(동네가 워낙 넓고 멀어서 한 동네여도 한 동네 같지 않기에.) 집을 짓느라 용접하고, 나무나 철근 자르고 하느라 소음이 만만치 않았음에도 싫은 소리 하나 없이 다들 좋아, 잘 생각했어. 등등흐뭇한 말씀만 보태주셨기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랬더니 이웃 할머니께서 날 보시고는 이놈아, 잘 먹었어.’하신다. 갑자기 난 웃음이 난다. 어린시절 철없는 꼬맹이가 된 느낌이 다가온다. 헌데 싫지가 않다. ‘.’하고 난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할머니가 웃으면서 집으로 들어가신다. 내집 부엌 창문에서 보면 꼭 사진 속 정경처럼 들어오는 할머니의 집으로.

할머니가 이웃이어서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