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드득,
내 안이 수다스러워진다.
하이얀 눈을 밟았을 뿐인데
늘 그러했듯
어릴 적 꼬리 흔들며 반겨주던 강아지가
제일 먼저 달려 나와 주고,
손을 호호 불며 뛰놀던
개구쟁이들도 몰려온다.
내 안은 한바탕 수다스러운데
손을 내밀어보지만
손에 닿는 게 없다.
눈은 데려오지 말라 한다.
그대로 두고
가슴만 따듯하게
데우라 한다.
눈 내리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