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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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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을 벗어나다!!!


BY 이안 2013-09-02

보송보송한 9월이다. 분명 엊그제까지만 해도 끈적거리는 땀이 피부에 촉촉했다. 그러던 게 9월이 가까워지면서 촉촉함이 걷어지더니 오늘은 9월 티를 내느라 그런지 바람도 보송보송 선선하다.

8월 대탈출을 고대하고 있었기라도 하듯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달력부터 넘겼다.

더위야 안녕!’은 너무 친근하다. ‘더위야 썩 물러나라!’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 기세등등하던 더위가 물러가는데 내년에 다시 오란 말은 못하겠다. 푹푹 쪄대던 더위를 조금 내려놓고 온다면 아주 달갑게 맞이하지는 않더라도 그럭저럭 봐주기는 할 거 같다.

가을이 오는 낌새는 내 안이 먼저 알아챈 눈치다. 마음의 깊이가 더해간다. 어쩜 두 눈이 멀어지는 사물을 인지해 뇌로 보내면, 뇌가 가을이라 판단하여 내 마음을 두드려대는 건지도 모른다. 그럼 맨 앞에서 촐랑거리며 나대기만 하던 마음이 뇌가 보내는 눈칫밥에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면서 아프다고 중얼거리는 것은 아닌지. 그래 그런지 아쉬운 것도 아닌데 아리다. 몸은 더없이 즐거운데 마음은 구름이 살짝 드리워져 있다. 그래도 가을이라서, 더위가 싹 물러가서 좋다. 분명 엊그제까지만 해도 더위에 안절부절 못하던 내 마음이 안으로 들어와 잠겨들고 있는 게 느껴진다. 풀벌레 소리도 그 안으로 파고든다. 햇살은 따가워도 나를 스치고 가는 바람과 내가 들이마시는 공기가 가볍다.

그걸 느끼기가 바쁘게 내 마음이 바빠진다.  

해가 저문 길을 걷고 있듯 마음이 안으로 잠겨들면서도 서두르는 기색을 드러낸다. 해야 할 것은 산더미인데 해는 기울고 있다!!!  

곧 목적지에 다다르겠지!!!  

그러기 전에 마쳐야 할 것들이 있다. 그걸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미적미적하다가 끝내지도 못하고 새로운 출발선에서 다시 주워드는 건 아닐까??? 

 내 가을은 언제나 그런 것들로 마음이 바쁘다. 밖으로 나대기만 하던 마음이 돌아와 떠나보낸 시간을 점검하기 시작한다. 밖에서 돌아왔는데, 그래 편안하기만 한데, 쓸쓸함은 어인 것일까? 이제부턴 오롯이 나와의 싸움만이 남아있어서일까? 그게 버거운 걸까? 그런 건지도 모른다.  

봄날, 포근한 햇살에 나선 마음이 여름내 더위와 토닥이다 돌아오더니 다소곳해져 있다. 가을이 오면서.. 긴긴 겨울 동안 쓸쓸함을 홀로 견뎌낼 준비를 해내느라 바빠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