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내가 난다.
머리는 늘 모두가 똑같은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음은...이율배반적으로 나만 힘든 것처럼 여기게 했고 나만 불행한 것처럼 여겨지게 했다. 틀에 박힌 사람처럼 점점 작아지는 마음이 되어 가슴에 담아 놓았던 이야기들과 포기하고 싶지 않던..
78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130|2009-06-23
환상특급
한글 2007의 A4용지와 같은 흰 바탕에 글을 채워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쏟아낼 수 있었다. 토해낼 수 있었다. 후에 써놓은 것을 다시 읽고 낯이 뜨거워질지언정 자판에 손가락 올려놓는 것이 내게 있어서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 ..
77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283|2009-05-25
꼬마는 어디로 갔을까?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지 채 한 달도되지 않는 꼬마 계집아이가 홀로 남겨진 집안, 깜깜한 어둠속에서 밤마다 자가 최면을 걸기에 여념 없었다. “무섭지 않아... 엄마가 그랬는걸... 원하기만 하면 내 꿈속에서 엄마를 만날 수..
76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628|2009-05-23
해몽해몽.
친정엘 내려갔다. 갱년기로 부쩍 예민해진 아버지의 농사일을 거들생각으로 서둘러 내려갔던 통에 해피를 데려 간지도 몰랐다. 혼이 빠져있었나? 어째 그걸 몰랐을까? 그러고보니 해피의 사료와 배변패드도 챙겨가지 못했다. 이 정도면 치매가 멀지 않았음이다. 난..
75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3,364|2009-05-16
뒤통수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이유가 없어요. 믿음 밖에는. 처음에 좋아하게 된 이유 한가지로 마냥 좋은 콩깍지가 쓰인 거니까.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 모두 옳은 듯합니다. 행동하는 것이 남달라 보이기도 하구요. 참 괜찮은 사람으로 뵙니다. 때론 실..
74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329|2009-05-15
아빈아...(2)
무지한 부모와 연을 맺은 아들에게 돌파구를 만들어 주겠다는 명분으로 엄격한 극성엄마가 되었다. 곧잘 따라주는 녀석에게서 가능성을 느끼게도 되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이 험한 상황에서 살아낼 힘을 주시려고 신께서 내게 천재를 보내주셨구나...‘ ..
73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466|2009-05-14
아빈아...(1)
고입을 앞둔 중3, 키 176cm에 몸무게 60kg. 이목구비가 뚜렷하지만 안경을 썼다는 오점을 지닌 내 아들. 녀석이 어느새 어깨가 벌어지고 인중에 솜털들의 색이 짙어졌으며 목소리가 굵직해졌다. 출산하고 집으로 돌아온 순간부터 밤낮으로 울며 보챈..
72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939|2009-05-13
나와 자갈밭(2)
나약해지지 말자. 여기서 관두면 내 꼴만 우스워. 가슴팍의 멍이 날을 거듭할수록 사라지기보다 색을 짙게 했다. 통증도 점차 가중됐다. 불꽃을 튀기며 호미, 괭이질을 거부하는 돌멩이 하나가 또다시 가슴팍으로 날아들었다. 또... 다른... 멍이다. ..
71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791|2009-05-11
나와 자갈밭(1)
버려진 황무지 작은 자갈밭엘 들어섰다. 그곳에 들기 전에 고심했었다. 내려쬐는 강렬한 태양빛에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으로 홀딱 적실 열기가 두려워 내가 있던 자리 그늘이 가까이에 있는, 내 힘들이지 않고 가꿔진 비옥토를 지키고 있는 것이 낫지 않을까.....
70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560|2009-05-11
머저리...
머릿속에 나사가 몇 개 빠진 것 같다. 마음 공간이 현저하게 좁아진 듯도 하다. 몽롱한 상태로 기억력이 부쩍 사라져가지만 내가 안고 가는 문제의 본질은 끄떡없이 요지부동 뇌리 속에 고정되어있다. 잊자, 차라리... 나도 잊어버리자. 남편만 무능하다고 ..
69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600|2009-05-08
남편 급매 합니다.
(요즘 제가 시행하고픈 심정으로 어느 분의 글인지 모르지만 베껴 쓴 글입니다. 지난 제 생일에 선물꾸러미를 들고 찾아왔던 친구가 어딘가에서 퍼온 글이라며 제게 전해준 복사본 글입니다. 세상엔 저 말고도 남편을 내다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사는 분들이 있는..
68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888|2009-04-30
가래떡을 먹다.(4)- 최종..
쐐애앵~ 찬바람만 종횡무진 나다니는 바깥 날씨였다. 도둑괭이 꼬랑지 하나 보이지 않는 길목에서 놈과 나, 총은 없었지만 서부영화의 한 장면처럼 마주한 상태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넌 뱀도 물고 다닐 것 같어, 같어, 같어...’ 내게 향..
67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589|200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