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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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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BY 솔바람소리 2009-05-15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이유가 없어요.

믿음 밖에는.

처음에 좋아하게 된 이유 한가지로 마냥

좋은 콩깍지가 쓰인 거니까.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 모두 옳은 듯합니다.

행동하는 것이 남달라 보이기도 하구요.

참 괜찮은 사람으로 뵙니다.

때론 실망스런 부분이 보여도 그 사람이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곧 추스를수도

있어요. 오히려 잠시 소견머리 적게 옹졸했던

내 자신을 탓하게 되지요.

 

그가 완벽한 사람이 아닌 것을 압니다.

오점이 많은 사람이란 것도 압니다.

하지만 내 쪽에서 이해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단지, 그를 좋아한다는 이유 한가지로 말이지요.

 

밑거름엔 언제나 믿음이 잠재되어 있어요.

하지만...믿음이 깨지게 될 동기가 발생합니다.

뜻한바가 없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의 이중됨을

알게 될 때가 있어요. 누군가 내게 그의 허물을

계속해서 낱낱이 고합니다.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지요. 그 사람의 기만함을

일깨워 준 누군가의 말에 귀가 열리고 맙니다.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알고 말았습니다.

 

내 눈엔 벌써 콩깍지대신 색안경이 올려졌지요.

믿고 들었던 말들이 가증스럽습니다.

속이 뒤틀려 울렁일 정도가 됩니다.

당연히... 멀리하게 됩니다.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해도 그 사람을 대할 때

쌀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론 상투적인

대꾸를 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를 모르고 따르는 주변 사람들까지

어리석게 보입니다. 내가 전해들은 얘기를 낱낱이

고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합니다.

 

웃기는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사람의 변덕을 잘 알지요. 때론 내게서도

느껴지는 부분인걸요.

내게 그 사람의 가증성에 대하여 귀띔으로

귀를 열어준 사람이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며

내게 콩깍지를 씌워준 사람과 잘 지내기로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했던 말은 어쩌고 내 뒤통수를 쳐댈

상황을 보이고 마네요.

 

귀를 열어준 사람에게 혹해서 했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졸지에 중립의 자리에서 자신의

초점에 맞추고 타당성을 정의하며 인간 관리한

그 사람은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정리했던 마음을 되돌리기 힘겨운 성격의 나도,

아쉬울 것이 없지만... 헛헛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천성으로 양다리를 거부하는 성격으로

한쪽을 알아서 정리하던 나만 바보가 되어 있을

때가 종종 있으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어요.

미련을 갖지는 않습니다. 미련을 가져봐야 소용

없고 내 어리석음을 인정한 꼴이 될까봐 미련조차

떨쳐버리려고 합니다. 어쨌든 내가 들은 것이

모두 100% 거짓은 아닐 거란 생각에,

들고만 실망은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열등감을 갖고 싶지 않습니다.

그 역시 내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들어내는

꼴이 될터이니. 굳이 적을 만들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쳤기에 더 이상 짐 보따리를

만들어서 들고 있을 힘이 없어요.

 

지금 이 순간, 바라는 것이 있다면,

차라리 날 그냥 내버려 둬줬으면...

자극하는 이가 없었으면...하는 바램.

사람이 무섭습니다.

 

한그루의 야생화를 대하며 아름다운 표현하나

찾지 못하는 삭막한 이 인간이, 척박한

상태로 건조되어가는 요즘이 얼마나 힘겨운데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많이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증오하는 사람들 대신에.

 

그들에게도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귀를 열고 들어보면 이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두려워진 것을

어쩔 수는 없습니다.

 

그냥, 차라리 뒤통수를 내놓고 살겠습니다.

하도 맞은 뒤통수, 감추려고 애를 써봐도

날아드는 폭력을 피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어쩌겠어요, 포기하고 내놀 수 밖에...

 

맞은 곳을 계속 맞다보면 굳을 살이 생길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