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용설명서
사랑을 할려면 먼저 할 일이 있어. 걸레를 헹궈서 방바닥을 네모로 닦아내기도 하고 둥그렇게 타원형으로 닦기도 하고 아니면 일직선으로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그러면 오금이 저리고 허리도 조금 아프면 그제야 내 몸에게 말을 건네는 거야 한 줄의 편지를 ..
13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12|2006-07-06
성격
얼굴 못생겻다고 어렸을 땐 늘 들었던 말이 지금은 바뀌었다. 성격이 참 좋게 보인다고 그런다. 난 늘 듣는 말인데 이상하게 내가 아닌 다른 이에게는 이 말을 잘하지 못한다. 들었으면 나도 마음데로 퍼주고 싶은 말이 인상이 참 좋네요. 성격이 참 좋으십니..
13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578|2006-07-04
다단계
말하고 싶지 않아서 말 못한게 아니다. 이건 틀렸다, 맞았다로 기준을 세워 고집 반 아집반으로 보여 질까 두렵기도 했다. 더군다나 글은 잘 못 쓰면 여러사람 머리뿐만 아니라 인생사 헷갈리게 한다. 그러기에 난 책도 잘 골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13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68|2006-07-02
비만 오면 수채화를 그리고 ..
엊그제 우리집 강아지 순님이가 집을 나갔다. 운동하라고 풀어 줬는데 여태 돌아오지 않는다. 마이크로 개팔아요, 염소 팔아요~~ 하면서 돌아다니는 트럭이 있는데 혹시 우리 순님이 업어 간 거 아닐까... 별 별 공상을 하는데 하늘에선 구름 끼리 부딪히나 우르..
13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083|2006-07-01
도망다니는 여자
어렸을 땐 공부하기 싫어서 산으로 도망가고 결혼하기 싫어서 거리로 쏘다니기도 하고 엄마가 교회가라고 하면 교회가기 싫어서 일부러 주일 날 알바를 하고피하다가 부딪히면 딱히 그럴 듯한 변명도 말하지 못하니 이리 저리 도망만 다니다 이렇게 결국 늙어가고 있다. ..
131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999|2006-06-30
접시꽃이 피는 집에서
나이먹어 나 혼자 살게 되면 누구 사내가슴 훔쳐 넓어진 붉은 접시꽃을 대문앞에 심어 같이 살거다. 떠났다고 이미 접어진 찬 마음이라면 모르고 살고 싶어서다. 오후 다섯시가 넘어 여름 반달이 얼른 나올 땐 대문 홀딱 열어 밤바람 쉬게 할거다. 여기 온적이..
130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38|2006-06-28
느림보의 노후
난 남에게 노후를 판다. 사실은 노후를 그럴듯하게 건축 설계사차럼 그럴 듯하게 디자인하고 멋있게 치장을 하며 연금을 판다. 무형의 상품이니 말만 잘하면 즉석에서 가입하는 이도 있다. 모두들 노후는 멋있게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름다운 노후는 최..
129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03|2006-06-27
그래도 가능했다.
난 잘 모른다. 내가 숨쉬는 공기의 성분에 무엇이 포함되어 내 폐를 통과하는지. 내 몸 구석 구석 잘 흐를 것이다. 피는 피데로 숨은 숨데로 세포는 세포데로 이렇게 대충 알고 있어도 그들은 나에게 더 이상 알아 달라고 요구 하지 않앗다. 내 죽..
128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68|2006-06-24
티벳트에 걸어서 가고 싶다.
지금 나의 발자국은 세계지도 위에 있다. 아니 내가 그 위에 서 있다. 아니 사실은 지구위에 서서 저 멀리 어디로 갈 것인지 북쪽으로 향한 나침반을 손바닥에 놓고 있다. 지금 쯤 히말라야 산 언저리엔 나비가 사는 계절이 불고 있을 것이다. 그 나비..
127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54|2006-06-22
나도 의자에 앉아 있는 여자
요즘은 사람이 죽으면 결혼하러 예식장에 가는 것 처럼 장례식장에 실려간다. 얼마 전 까지 공룡도 바퀴벌레도 같이 숨을 쉬던 공기는 그냥 살아 있는데 장례식장에 가면 의자에 올려진 영정사진에 흔적이 희미한 옛날 이야기 듣는 것처럼 몽롱하다. 물론 향이 피워져 ..
126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681|2006-06-20
엄마는 무식 혀?
드디어 내 아들놈이 나에게 덤빈다. 아직은 멀은 애기 인 줄 알았지만, 자식과 부모가 싸운다고 하더만 이젠 내 차례가 된 것이다. 머리에 들은 애기들은 아직 설 익어 사람 잡아도 잘 모른다. 특히 이 아들은 들은 애기가 아니고 어디서 주워 들은 뿌리 모를 뜬금..
12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54|2006-06-19
조횟수
작가방을 아컴에 들어온지 사년만에 개설 한것은 바로 조횟수 때문이다. 난 내글이 잘 알려진다거나 내이름도 아닌 아이디로 쓴 글로 누구의 눈을 현혹시키고 싶지 않아서다. 오랫동안 작가방을 들여다 보았는데, 고정 된 작은 조횟수는 나에게 적성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12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99|200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