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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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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BY 천정자 2006-07-02

말하고 싶지 않아서 말 못한게 아니다.

이건 틀렸다, 맞았다로 기준을 세워 고집 반 아집반으로 보여 질까

두렵기도 했다.

 

더군다나 글은 잘 못 쓰면 여러사람 머리뿐만 아니라 인생사  헷갈리게 한다.

그러기에 난 책도 잘 골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오랜전부터 이 다단계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었지만

적절치 않은 시간대가 나에게 있었다.

 

영업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할 직업이다 보니 고객들의 입장도 고려 해줘야 하고

배려차원에 입 다물어 줘야 하는 직업이 바로 보험설계사로서 제일 원칙이다.

 

한 고객의 의뢰로 재무진단을 한 적이 있다.

말이 재무진단이지 쉽게 말하면 돈이 얼마나 지출이 되었나, 앞으로 얼마나 모을 수 있나.

혹시 누수 되는 것이 있나 없나 그런거 조사하면 된다.

 

그 고객의 직업은 한 다단계회사의 리더라고 했다. 누구 연봉을 한달에 버는 그런 고객의 재무를 보니 동그라미만 세는 것도 한참이었다.

 

난 열심히 조사를 해주고 저녁식사에 초대를 받았는데 고객이니 안 갈 수도 없다.

으리으리한 한 정식집에서 풀코스로 진행하는 요리집이엇다.

나말고도 몇 명의 다른 사람들도 같이 식사를 했는데, 모두들 다단계회사에 대한 애기뿐이었고,  나에게도 사업을 같이 하자고 권유하기도 했다.

 

 찔금 찔금 나오는 요리 접시 다음에 또 무슨요리가 나올까 그건만 궁금한 나에게 또다른 사업 제안이 내 귀에 제대로 들어 올리 없다. 대답만 생각해보지요..그러고 말고, 또 다른 애기하면 그랬군요, 이러는데. 느닷없이 자신의 통장을 보여준다. 오늘은 얼마가 수당으로 지급을 받았는데, 자랑스럽게 나에게 자세히 보라고 디민다.

 

 여태 그 리더의 숫자만 세고 온 사람한테 또 숫자만 구경하라고 하니 안 볼수도 없고, 또 대충 봤다. 많네요 했다. 나 보고 그런다. 사업수왼이 있어 보인다고 자기외 같이 사업을 해보지 않겠냐고 하는데 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사실은 다단계의 원조가 보험세일즈 아닙니까? 에구 이젠 지겨워요..어떻게 해야 이 세계에서 벗어나나 그건 만 생각하는디. 또 어딜 발들여 놓으라구요. 그것도 같은 다단계에..

 

 말도 참 잘한다. 나도 뻑가게 그럴 듯한 말로 당장은 내가 내일은 재벌 부럽지 않게 돈을 벌 수가 있다느니. 신분상승으로 희망적인 말들로 몽땅 구색을 맞추고 있었다.

풀코스로 나오는 한 정식 맨끝 요리가 소꼬리찜인가 뭔가 였는데 결국 못 먹었다. 밥맛이 뚝 떨어진 것이다. 그들의 말잔치에 내 배가 기가 죽었다.

 

 후식으로 뭔차를 주는데 에구 집에 있는 풋고추에 된장 푹 짝어 먹으면 개운하겠다 싶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여호와증인 신도들이 나에게 세시간은 부족하다, 우리는 네시간이다 이렇게 경쟁하는 것처럼 나를 앉혀놓고 설명을 하는데, 차라리 내가 밥값을 낼테니 얼른 집으로 돌아갑시다 하고 싶었다.

 

 남의 통장에 돈이 얼마나 들락날락 하는지 내 알바가 아니다. 단지 조금 신경을 세운다면 내 차 기름이 얼마나 남았나, 주유소는 어디가 싼가의 정도의 관심만 필요 할 뿐인데, 이들은 연신 나에게 정보를 받아들이라느니 늦게 들어오면 돈을 못 버느니 한다.

 

 그 동안 이들을 모르고 산 것이 다행으로 난 생각했다. 남보다도 더 많이, 더 크게. 으리으리하게 살야한다는 그런 이념이 공산당보다 더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사람들처럼 보엿다.

 

 그렇게 난 겨우 그들과 헤어지고, 다시는 전화도 의뢰도 받지 않았다. 그 때 집으로 돌아와서 풋고추에 밥에 김치에 죽죽 찢어서 저녁을 다시 먹었다. 진짜 꿀맛인 그 밥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벌써 사년 전일인데....

 

 사무실로 어떤 여인이 나를 찾아왔다. 난 잘 못알아 보았는데, 그여인은 자기를 모르겠냐고 그 다단계회사 이름을 대며 말한다. 그제야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통장을 보여주며 같이 사업을 하지고 했던 그 여인이었다. 난 또 속으로 덜컥했다. 이거 또 하자고 온 게 아닌가 싶었다. 저녁을 또 같이 먹자고 하니 난 얼른 백반집으로 가요 했다. 그리고 내가 산다고 했다. 그래야 오랫동안 시달리지 않을테니.

 

 그녀가 웃는다. 사실 왜 찾아오셨냐고 묻고 싶은데 내가 보험영업하다보니 그거 물어보면 보험하나 드세요하고 말이 똑같다. 그런데 그녀가 그런다. 사실 망했다고 한다. 빚만 잔뜩지고 남편과도 이혼했다고 한다. 난 또 밥숟가락을 놓았다.

 

 그제야 난 물었다. 그럼 왜 저를 찾아 오셨나요?

그 때 다단계의 원조가 보험쎄일인데, 또 어딜 오라고 하냐고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났다고 한단다. 리쿠리팅을 위해서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사람들을 동원하는데, 그렇게 돈이 들어오는 통장을 보고 안 넘어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유독 나만 오지 않았단다. 그러니까  그 한정식 식당에서 먹었던 요리들은 미끼고, 그럴 듯하게 포장을 해서 나를 포섭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그 여인이 그런다. 처음엔 내가 그렇게 거절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한달 수당이 누구 일년 연봉을 받아가는 상황에 눈 하나 깜짝않고 당돌하게 말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조금씩 이해가 되더란다. 왜 그런 애기를 했는지를,

 

 나야 다시는 안만나면 그만이지 했는데. 이들은 사람하나에 얼마씩 계산되는 수당이 먼저였다. 난 이런게 정말 기분나쁘다. 사람이기전 한 소비자로 몰아대어, 소비못하면 병신보다 더 못한 취급을 하는 기업들의 횡포를 무진장 목도한 사람이다. 특히 다단계는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다른 나라는 더한 상태다. 특히 미국은 신용카드의 빛이 개인당 삼첨만원정도가 평균이다. 다달히 돈 벌면 그 신용카드 대금 갚아도 원금은 그대로 있다. 그러니까 이자와 수수료만 내는 소비자가 되었다. 열에 아홉은 이런 카드인생이 된 소비자가 다단계를 통해서 더욱 남발되고 양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합법적이라고 망치를 두두려 주는데, 나라가 국민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 같다. 돈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는 나라는 이런거다.

 

 여태 껏 애 낳아주고 키워주고 같이 살아주느라 애썼건만 돈 없다고, 빚만 잇다고 당연히 이혼당하는 이런 사례가 너무도 당연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위풍당당하게 말이다. 여기엔 사람이 없다. 오로지 돈만 먼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난  이런 일에 대해서 그냥 묵묵히 입을 닫고 있었다. 나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이젠 이렇게 글로서라도 말하고 싶다. 고발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