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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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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이 피는 집에서


BY 천정자 2006-06-28

나이먹어  나 혼자 살게 되면

누구 사내가슴 훔쳐 넓어진 붉은 접시꽃을

대문앞에  심어 같이 살거다.

떠났다고 이미 접어진 찬 마음이라면

모르고 살고 싶어서다.

오후 다섯시가 넘어

여름 반달이 얼른 나올 땐

대문 홀딱 열어

밤바람 쉬게 할거다.

여기 온적이 없다고 시침떼면

훔친 마음을 너르게 평상에서 곱게 달빛으로

다림질하고

기다릴 거다.

접시꽃이 피는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