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긴 여운3
여름 휴가,아이들 사진을 보다가그 틈에서우리 삼남매가 어색한 자세로 찍은 사진 몇 장을 발견했다.어릴 때는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없어서.그보다는 집에 사진기가 없어서셋이 찍은 사진이 없다.커서는 각자 사느라결혼해서는애들 사진만 찍어주느라,..사진을 보고 있자니 빙그레 미..
46편|작가: 하나
조회수: 37,758|2022-08-08
생각
읽을 책을 두리번두리번 찾다보니또 한권 눈에 들어오는 책. 아버지에게 갔었어지난 3월에 읽었는데그 책만 보면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난다.사람을 기억할 때,같이 먹은 음식들이 떠오르고,어떤 음식을 마주했을 때사람이 생각나는데우리 아버지를 떠올려보면고작 떠오르는 음식이..
45편|작가: 하나
조회수: 21,217|2022-07-02
짧은 글 긴 여운2
유명인의 부고 소식을 기사로 접했습니다.그날 저녁 둘이 나란히 앉아저녁을 먹다가문득 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남 일 같지 않아우리 어머님도 올해 아흔다섯,어쩌면 어머님은 친구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그걸 아는 아들의 한마디,남 일 같지 않아그리고 차마 길게 뱉어내지 ..
44편|작가: 하나
조회수: 21,700|2022-06-09
짧은 글 긴 여운
어린이날 끝, 주말 전이라 그런지 지하철이 제법 한가하다.환승하려고 계단을 오르내리다보면 아침마다 무서운 단어를 접합니다.휠체어 계단 운반차 옆에 씌어 있는 " 촉수엄금."손대면 정말 큰 일 날 것 같은...그 느낌만 보자면 범죄영화에 나올법한 단어예..
43편|작가: 하나
조회수: 5,322|2022-05-06
자리
내 고향집은 담장이 낮다. 단지 큰 길과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대문도 그다지 튼튼해보이지는 않는다. 적갈색 대문을 열면 구불구불한 길이 남루한 마당 한켠을 가른다. 담벼락에는호미가 추녀밑 비를 피해 바짝 옹크리고 걸려있고 왼쪽의 텃밭이랄 것도 없는 좁은 흙마당에..
42편|작가: 하나
조회수: 4,063|2005-01-13
네째
큰 딸은 살림밑천이라더니 어쩜 그리 공부도 잘하고 부모도 위하는지... 큰 아들은 장손이자 집안의 기둥이라더니 참 듬직하네 세째도 언니 오빠 닮았나보다. 기특하다. 네째... 우리집 네째... 생각하면 가슴에서 눈물이 솟는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부모님의 따스..
41편|작가: 하나
조회수: 3,547|2005-01-10
방이 몇칸이야?
여덟살 또래 친구가 있다, 우리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사귄 동네친구. 어머님 댁이랑 그 친구네 집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같은 줄 끄트머리쯤에 자리하고 있다. 대문을 나와 몸을 쑥 내밀어야 저쯤이 친구네 집이지 하며 가늠해볼 수 있을 정도다. 그 녀석은 ..
40편|작가: 하나
조회수: 2,501|2004-12-14
겨울 시장
봄날 같은 12월의 저녁 길을 걸어간다. 늘 가는 재래시장이지만 어째 오늘은 구경꾼들만 빼곡한 것 같다. 저녁 5시를 기해순식간에 곳곳을 덮치는 땅거미, 상인들의 마음은 다급해지지만 구경꾼들은 잠깐씩 눈길만 줄뿐 여간해선 쌈지돈을 꺼내지 않는다. 나 역시 이 시..
39편|작가: 하나
조회수: 2,490|2004-12-10
(앞글 이어서) 끝이 어디쯤..
그나이 되도록 목돈 한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하는 현실조차도 원망스럽기만 하다. 내 아이를 키워보니 나 역시도 자식이 다섯이나 된다면 목돈 만지기 어려울게 빤히 들여다보이는데도 이런 순간엔 그게 온전히 부모탓인것만 같다. 정작 내 부모는 우리 남매들 키워내느라 맛난 ..
38편|작가: 하나
조회수: 2,293|2004-12-09
끝이 어디쯤일까?
한때 전화벨 소리를 두려워했던 적이 있다. 특히나 이른 아침의 전화벨 소리에는 경련을 일으킬만큼의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의 전화는 필경 내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었기에.... 할머니 연세 올해 여든셋... 일찍 남편을 여의고 아들 하나 키..
37편|작가: 하나
조회수: 2,298|2004-12-09
2004년 속의 1970년대
회사 언니가 한소리 한다, 지금이 어느땐데 김장을 120포기나 하느냐고... 5년전에도 3년전에도 작년에도 올해도 우리 시댁은 김장을 100포기 이상했다, 늘. 큰집은 큰집대로, 딸네집은 딸네집대로, 작은집은 작은집대로 김장을 해서 올해만 다섯번을 했노라고, 그래서..
36편|작가: 하나
조회수: 2,253|2004-11-29
38평에 산다
춥다고 커튼을 다 내려놨는데 그래도 햇살은 그 틈을 비집고 방안을 환하게 비춘다. 손가락 굵기만큼의 햇살줄기엔 먼지알갱이들이 다다닥다다닥 붙어서흘끔흘끔 나를 쳐다본다. 이래도 누워있을래?, 나를 나무라는 듯 머리 위에서 떠나질 않는다. 하지만, 모른척 게으름을 피워..
35편|작가: 하나
조회수: 2,380|200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