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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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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어디쯤일까?


BY 하나 2004-12-09

한때 전화벨 소리를 두려워했던 적이 있다.

특히나 이른 아침의 전화벨 소리에는 경련을 일으킬만큼의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의 전화는 필경 내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었기에....

 

할머니 연세 올해 여든셋...

일찍 남편을 여의고 아들 하나 키우면서 말로 할 수 없는 고생이 많았다고 하신다.

평생 병원이란델 모르고 사시던 분이

나이는 어쩔 수 없음인지 요즘은 가끔 병원 출입을 하시곤 한다.

큰 시누 손에 이끌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전국 곳곳을 여행 다니시는 우리 시어머니 볼 때면 평생 그런거 모르고 사신 우리 할머니가 그지없이 가엾게만 느껴진다.

사느라고 바빠서  아들 며느리가  다정다감하게 모시고 다니지도 못하며 그  자식들조차도 정작 유람이란 건 모르고 산다.

관광하라고 권해도 할 줄 몰라서 못하는걸 보면서, 맛나는 음식도 먹어본 놈이 찾게 마련이지, 처음부터 그런 음식을 보지도 못한 놈은 먹으라고 건네주어도  맛을 모른다는 그 말이 서러움의 우물을 맘 속에 판다.

이 큰 딸 또한 사는게 바빠서 뻔히알면서도 그 흔한 여행 한번 못 모시고 간다.

여간 아프지 않고서는 병원엔 눈길도 안 주시는 왕고집쟁이시기도 하다.

한 1년전부터 눈에 백태가 끼어 시야가 흐려지셨다.

말씀을 안하셔서 통 몰랐는데, 어느봄날 눈병이 나서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이라고 수술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으시는 탓에 가족들이 알게 된 것이다.

돈 걱정부터 앞서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손 놓고 있는  부모도 안타깝고

그렇다고 당당히 자식들에게 요구하지 못하는 그 심정도 모를리 없건마는

여태까지 반복되는 그런 상황들이 왜 이렇게 짜증으로 더해지는지 모를일이다.

가방끈 짧은 부모가 괜히 원망스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