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를 믿나요?
날이 많이 추워졌다. 두꺼운 겨울외투를 꺼내려고 옷장을 열어보았다. 딸아이의 인디언핑크색 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벌써 버렸어야 하는 걸 아직 못 버리고 다시 겨울을 맞았다. 여전히 새 것 같다. 색깔도 선명하니 곱고 크기도 지금 입으면 딱 알맞을 옷을 그대로 걸..
90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39|2003-12-19
한해를 돌아보며.
새벽녘의 고요속으로 눈이 내렸었나 보다. 아무런 낌새조차 느낄수 없었는데 밤새 눈이 내렸는지 아침창 가득 하얀물결이 넘실거렸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 제쳤다. 희끗희끗 눈이 쌓인 산봉우리가 오늘따라 이만큼 가깝게 보여 ..
89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639|2003-12-17
천마산 푸른 정기를 마시다.
아이들이 가끔씩 교가를 부르곤 했다. '천마산 푸른정기 몸에 지니고.. 북한강 맑은 물에 덕을 닦아서~~........' 북한강가는 몇번인가 가 보았었다. 여름날, 청평지나 대성리가서 북한강 맑은 물에 발도 담가보고 햇빛을 받고 반짝이는 강가를 오래 들여다 보기도..
88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627|2003-12-15
사랑하는일,
마냥 청승을 떨고 싶었다. 자고 나도 풀리지 않은 이 피곤함의 정체를 부여 안은채 청승과 함께 뒹굴고 싶었다. 청승이란게 별건가, 내 감정에 충실해 지고 싶은 그대로 감정이입을 시킬수 있는 어떤걸 찾아 내 앞에 놓는일이다. 축하'란 말조차 지금은 사치겠다 싶어 ..
87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410|2003-12-11
첫 눈*
일요일의 상습 교통 체증을 뚫고 할머니 병문안을 다녀 오느라 늦게 잠들었던 아이가 일찍 일어나 소파에 몸을 누이고 책을 읽고 있었다. 밥솥을 가스렌지에 올리고 다시 이부자리 속으로 들어가 꿈길인지 어딘지를 헤매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엄마,..
86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437|2003-12-08
오년만에 쓰는 편지.
당신 생각해 보았나요? 내가 마지막으로 당신한테 쓴 편지가 언제 쯤 이었는지... 그게 그러니까 화곡동에 살때 우리결혼 기념일에 즈음해서 쓴게 마지막 편지 였으니 꼭 오년이 흘렀어. 내가 당신생일에 맞춰, 결혼기념일에 맞춰 편지 쓰는일을 빠뜨리지 않았던건 우..
85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763|2003-12-05
메이드 인 차이나.
서울살이를 벗어나면서 '우리 이사가면 자전거 부터 장만하자'고 약속했었다. 이삿짐을 대강 정리하고 주변을 한번 훑어보느라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가 버린어느날 우리 집에 있는 유일한 아이용 자전거를 두고 자전거 포에 갔었다. 남편과 내 자전거 그리고 아이용 자전거 까지..
84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707|2003-12-03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이 말이지, 흐르는 강물처럼 유연하게 흐르는 물줄기라면 참 평화로울거야. 흐르는 강물이란말, 참 평화롭지 않아? 물론 흐르는 강물 아래엔 작은 자갈돌도 있고 커다란 바윗돌도 있고, 유연하게 흐르던 강물의 흐름이 어느순간에선 굽이쳐 흐르기도 하고 폭포수로..
83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363|2003-12-02
새로운 희망을 위하여.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이라는 어머님의 말을 뒤로 하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어머니 배가 많이 부어 있다. 복수가 차오르는 중인지,지난번에 한번 복수를 빼냈는데 배가 많이 부풀어 있었다. 의사도 조금 기다리라 그러고 어머니는 아직까진 괜찮다 그러는데..
82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65|2003-12-01
여행의 의미에 관하여
좁은 의미의 여행이란, 일정기간 다른고장이나 다른나라로 떠남을 뜻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 보자면여행의 범주는생각외로 넓고도 다양한게 바로 여행이 아닐까 한다. 넓은 의미로 봐서 집에서 가까운 야산을 다녀와도 그곳에서 느끼는 바가 남다르면 그것도 여행의 범주에 포함..
81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84|2003-11-29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
웬 생각들이 이리도 머리속을 헤집고 들어와 꽉 차있는 건가,털어내고 싶어도 그것들을 어떻게 해야 털어낼수 있는지 잘 모르겠는 이 생각쪼가리들이 한동안만 같이 살자고 그런다. 그것들이, 별 쓰잘데기 없는 상념들이 내 머리속을 헤집고 들어와 밖이 너무 추우니 조금만 신세..
80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433|2003-11-27
어떤 방법이 옳은 건가요.
며칠동안 내가 그토록이나 좋아하던 산봉우리가 전해주던 아침분위기를 돌아다 보지 못했다.안개가 조므락하게 끼어있던 농가와 그 사이로 불쑥 불쑥 솟아있던 포플러 몇그루와 청록의 측백나무가 전해주던 평화로운 아침정경을 마주한지 오래 되었단 생각이 들어 오늘은 일부러 찬바람이..
79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461|200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