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를 벗어나면서 '우리 이사가면 자전거 부터 장만하자'고 약속했었다.
이삿짐을 대강 정리하고 주변을 한번 훑어보느라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가 버린어느날 우리 집에 있는 유일한 아이용 자전거를 두고 자전거 포에 갔었다.
남편과 내 자전거 그리고 아이용 자전거 까지 석대의 자전거를 장만했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한꺼번에 자전거 세대를 마련하는일은 우리에게 있어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하지만 자전거 세대를 남편과 나 그리고 아이랑 끌고 오면서 부자가 된것 같은 느낌으로 충만해 내내 웃음을 지으며 집으로 왔었다.
그런데 그게 말썽 이었다. 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자전거 체인이 자꾸 빠져서 고치러 갔었다. 투덜 대면서... 안그래도 이제막 자전거를 익히는 어려운 처지인데 체인마저 빠져 달아나니 내 의지도 그만큼씩 밖으로 새어 나가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영 찜찜했었다.
첨엔 나의 부족한 운동신경을 알아첸 나머지 이놈의 자전거 체인마저 나를 얕볼 심산이구나, 싶어 내 나름대로 한자전거 한다는 친구의 조언을 참조해 가며 살살 몰아 자전거를 타고는 했었다.
그러다가 고쳐 왔는데도 그날로 고장나는 자전거를 그냥 내버려 두기 까지 이르렀을때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편의 자전거를 누군가가 가져가 버렸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는 남편의 모습을 베란다에서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주곤 했었는데.. 그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을 연출하는 일이 참 좋았는데....아침에 타고 나간 자전거에 열쇠까지 채워 두었는데 잠깐새 누군가가 가져가 버린 것이다. 그 즈음에 가서는 자전거 얘기라면 꺼내기도 싫은 맘이 들었다.
그 자전거도 사실 탄지 얼마 되지 않아 타이어가 고장나는 바람에 애프터 서비스를 받은 전력이 있었는데 그 즈음 자꾸 빠지는 내 자전거의 체인을 다시 교체를 해서 체인은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엔 왼손잡이 쪽에 붙은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서 한바탕 애를 먹이고 있었다. 입에서 된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놈의 중국제라니..' 다행이 자전거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잘 다루는 아들녀석의 자전거는 생각보다 잠잠해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는데 어느날은 자전거를 타러 나갔던 녀석이 한시간도 안되어서 징징대며 집에 들어섰다. 아들 녀석의 자전거 체인이 숫제 끊어져 있었다.
이런, 중국제!! 그길로 자전거 포에 가서 아저씨 한테 따졌다. '아저씨, 이렇게 형편없는 중국제를 팔면 안되는 거 아니예요? 산지 일년은 커녕 딱 여섯달 밖에 안되었는데
이것 보세요. 고장이 어디 한두군데라야 말이지요,,'.........
'도저히 이 자전거 위험해서 안되겠어요. 이러다 사람 다칠것 같아 더이상은못 타겠으니 차라리 중고라도 좋으니 우리나라 걸로 바꿔 주세요'라고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려 보았다. '손님, 우리나라거 이제 없어요' '예?'
'우리나라 땅값도 비싸고 인건비도 비싸서 수지에 안맞는다고 다 중국으로공장이 이사갔답니다.앞으로는 메이드인 코리아 라고 써진 자전거 안 나온다구요. 어디 가서 우리나라 자전거 찾을 생각 하지도 마세요.'
아, 그랬었구나... 더 이상 아무말도 못하고 아저씨가 고쳐주는 대로 자전거를 끌고 패잔병 처럼 집으로 향할수 밖에... 가만 생각해 보니 중국제 아닌게 없구나. 진작 부터 프라스틱류의 가정용품은 중국제에 점령당한지 오래 되었다. 아이들 장난감 들여다 보면 뒷 꽁무늬 쪽에 어김없이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여 있었다. 내 아이들 키울때도 그랬으니 그 역사도 한참이나 깊었구나.. 그래도 그땐 이렇게 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가 설치고 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었다.
생각해 보니 이거 이만 저만 걱정이 아니다. 생필품은 물론이고 아이들 장난감에 게임기에 심지어는 옷까지 중국제이다. 이젠 물건을 넘어 신선함이 관건이어야 할 활어까지 중국제란다. 중국에서 비행기에 실려 죽지 않게끔 생선이 오는 도중 그속에 어떤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리란 추정은 누구나 유추해 볼수 있는 일이겠다 싶었다.
명절이면 차례상에 올리는 나물도 중국제로 넘쳐난단다.그래서 그맘때면 뉴스를 통해 '중국제'와 '국산' 나물을 구별하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기사를 보게 된다. 한약제를 수입하는건 더 오래된 일일 것이다.
농약과 방부제에 절여진 농산물들 그리고 건강하라고 먹는 한약제가 온통 중국산으로 도배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들 한다. 우리의 기본 식량인 쌀도 중국제가 판친단다. 그러니 그 등쌀에 우리나라 농민들만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는 형국이지만,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미래를 암울하게 바라보고 있어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이야 국산과 가격 경쟁력이 뒤진 중국제가 싼값에 거래가 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머잖아 뒤바뀌게 될거란다.
농사를 지어도 별 수익을 올릴수 없는 우리 농민들은 농사를 아예 안지으려 할것 이고 그때에 가서는 '이때를 기다려 왔다'는 듯이 질이 나쁜 중국산 농산물들이 가격을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을 하게 되는 날이 와서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리란 기분나쁜 예고,,, 그건 단순히 미래를 예상하는 측면 그 이상으로 현실이다.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시장경제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그들 특유의 근면성과 악착스러우니 만큼 끈질긴 돈에 대한 집착이 머잖아 일본을 누르고 아시아의 큰용으로 자리매김 할거라는 예측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닐듯 싶은 것이다.
더 큰 일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나라경제의 성장력을 확인시키고 있는 중국을 보면서 별다른 조치는 커녕 여전히 이권다툼, 권력다툼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인들 기업인들의 비리를 보는 마음은 착찹하기 이를데 없다.
중국산이 넘쳐난다. 임대료 비싸고 인건비 비싼 우리 나라 중소업체들은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하나둘씩 상대적으로 땅값싸고 인건비 싼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한 나라를 움직이는건 일부 엘리트층이 아니고 소시민인 서민들 개개인이고 그 나라 경제를 움직이는건 거대 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체를 포함한 제조업체가 될터이다. '기본이 무너지고'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참 무서운 일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조금씩 우리를 옥죄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