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늦으막하게 일어났더니, 영감이 보이지를 않는다.
전화를 하니 동창회에 나가는 중이란다.
"말이나 하고 나가지이~!"
뭣한 넘이 성낸다고 미안한 마음을 심통으로 내뱉는다.
"나간다 해도 정신없이 잠만자더만...."
다녀오면 오늘 모임에 빠진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는 게 수순이다.
"나야. 왜 안 나왔어?"
아마 몸이 아프다 하는 것 같다.
"제수씨는 건강하시냐? "
영감의 친구들은 서로 형인듯 친구의 마누라를 제수라 한다 ㅎ~.
"잘 해드려라. 이건 마누라 가니까 도대체 아무 것도 돌아가는 게 없다. "
"아들 한테로 들어가."
"지금 아들이랑 같이 살기는 하는데, 영 마땅치 않아서 방 하나 얻어서 나가야겠어."
"나가면 고생이지."
"나도 불편하고 아이들이 너무 불편해."
"넌 참 복 많은 녀석이야. 제수씨한테 잘 해드려라. 마누라 없으니까 이건 아무 것도 아냐."
유쾌한 사람인데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목소리에 힘이 없다.
"다음 모임에는 나오지?"
"나가고 싶지도 않고...."
"바람이라도 쐬고 친구들도 보고."
공연히 가슴이 저려온다. 유쾌한 사람이었는데, 세상 다 산 사람 같이 기운이 없다.
우리 영감도 내가 먼저 가고 나면 저렇게 마련도 없으려나.
"제수씨 좀 바꿔 봐."
영감이 핸드폰을 내밀지만 받아 들 용기가 나지 않는다. 공연히 마음을 더 다치게 할라 싶어서 나갔다고 하라고 손짓을 한다. 영감도 기분이 다운 돼서 시무룩하다.
영감은 참 부지런한 양반이다.
늘 움직인다.
덕분에 만석이가 편하게 산다.
그래서 건강을 유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