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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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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기 없는 생각들.


BY 빨강머리앤 2003-11-27

웬 생각들이 이리도 머리속을 헤집고 들어와 꽉 차있는 건가,털어내고 싶어도 그것들을 어떻게 해야 털어낼수 있는지 잘 모르겠는 이 생각쪼가리들이 한동안만 같이 살자고 그런다.

 그것들이, 별 쓰잘데기 없는 상념들이 내 머리속을 헤집고 들어와 밖이 너무 추우니 조금만 신세를 지겠단다. 다른데 갈곳이 없어 예로 들어왔으니 넓은 맘으로 이핼좀 해 주시고 함께 살 방도를 마련해 달란다. 나 지금은 한가지 생각만으로 심사가 복잡고 신경줄이 팽팽할 만큼 예민해 있으니 저리 가라는데도 자꾸만 달라붙는 그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을 안고 뒹굴다가 마침내는 이렇게 글로 쏟아낼 방도를 찾았다.

너희들 새 방을 여기 구해 주마. 밖은 추우니 여기서 겨울을 나거라,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이 오거든 밖으로 나가든지, 나른한 봄볕이 졸음에 겨웁게 달려 들면 한껏 게으름을 피우면서 한철을 여기서 더 살든지 그건 너희들 알아서 하고 나의 의무는 오늘 여기서 끝이다.

한놈을 먼저 불러 세울까, 누가 가장 절실하냐.. 그래, 어머님을 병고에 들게한 그 못된 병마란 놈, 너부터 단죄를 할까 부다. 그런데 요놈, 자신도 피해자란다. 그란 어머니의 몸속에서 얌전히 공생을 하다 그 몸과 함께 죽고 싶었다나.. 그렇게 빨리 자라고 싶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의 몸을 잉태해준 모태속에서 편안히 잠들고 싶었다나.. 그래.. 너 탓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건 조금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고. 다음 생각을 끄집어 낼 볼까, 사람들 부대끼고 사는 모습 보면 참 가지각색인 가운데 그래도 두부류로 나누라면 어울려 사는 사람들이 있고, 혼자만 잘 살겠다고 잘난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지난번 텔레비젼에서 뛰쳐나온 생각인데 대전인가, 대구인가,,, 하긴 도시이름이 무에 중요하랴. 우리 사회속에 암세포처럼 번지고 있는 반목과 질시들은 곳곳에 포진해 있는걸... 암튼, 그곳 아파트 단지에 38평짜리와 24평짜리 건물이 상대편을 마주 보고 서있었는데 학교는 하필이면 38평 짜리에 가깝게 있었단다. 학교가 38평과 24평 중간에 있었으면 별탈이 없었으려나... 당연히 24평 아이들은 38평을 거쳐 학교를 지나다녔는데 그걸 38평이 못 보고 38평과 24평을 가르는 울타리를 만들었단다. 학교를 가야하는데 아파트단지를 한바퀴나 돌아 가야 하는 불편을 아이들은 울타리를 넘어 다니며 간단히 해결을 했는데 문제는 더욱 커져만 갔다지. 왜 우리가 쳐놓은 울타리를 넘느냐고... 그래서 더욱 단단히 울을 칠 양으로 철조망을 둘렀다나, 저런 말랑말랑한 여린살을 가진 아이들 다칠 생각은 어찌 하지 못하고... 울타리를 쳐두면 모든것이 다 해결될 것이란 간단한 생각이 얼마나 큰 오산이었는지 더욱 깊어진 이웃간의 반목을 보면서 후회라도 했다면 지금이라도 그 담 허물었으면 참 좋으련만..

 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어른들 생각은 아랑곳 없이 24평 아이들은 여전히 위험천만한 가지철망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울타리를 넘었다.함께 어울려 살지 못하는 참 서글픈 모습을 보며 가슴을 쓸어 내린다. 이또한 내가 어쩌지 못하니 여기에 부려 놔야지.

세번째,너도 유난히 풀이 죽었구나. 너또 무슨일이냐. 이주 노동자 문제를 안고 심각해 있는구나. 나라 어려울때 허울좋은 법제를 만들어 마구마구 외국인 들여와 경제 살린다 해놓고 결국은 불법체류자 라는 죄인만 양상을 해놓았구나. 갈데없이 좆기는 신세 어디가서 하소연 할곳도 없어 어둔곳을 찾아 떠도는 저 불쌍한 사람들 누가 책임질건가.. 내 이웃으로 다정하던 이주노동자들이 우리돈 천만원을 들여 코리안드림을 이뤄보겠다고 꿈에 부풀어 디딘 땅에서 이제는 쇠고랑 차고 쪽겨갈 신세로 전락했으니 이 노릇을 하소연을 한들 그들을 구제해줄 곳 어디란 말인지. 무닐이 쌀이 떨어졌단다.예전처럼 할인마트에 가서 부식재료를 사와야 하는데 꼼짝없이 공장으로 컨테이너 박스로만 이동을 하는 처지라 어디 멀리 나갈 엄두를 못내고 있다는데..

다행히 저녁시간에 살쾡이처럼 몰래 빠져나와 비싸긴 해도 멀지 않은 곳에서 쌀을 살수 있을 거라니 너무 걱정하지 말랜다. 그 와중에서 어머니 걱정된다며 언제 한번 병원게 같이 가자는 그이. 내 다정한 이웃이었던 그들 생각이 나서 텔레비젼을 눈이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낯이 익은 청년이 쇠고랑을 찬채 경찰차에 떼밀듯 끌려가네.저 청년 내가 아는 청년인데, 부당하다는듯 경찰을 쳐다보는 그이 눈에 어린 그 공포를 보고야 말았다.

파릇 파릇한 청춘의힘을 주체할수 없을 만큼 파워풀한 모습은 우리의 그만그만한 청년을 보는것 같았던 ,누구보다 즐겁게 한국생활을 해나가던 보기드문 청년이었는데 바로 그가 경찰차에 끌려가는 모습으 보는 일은 뭐라고 이름하기 힘든 충격이었다. 더군다나 그 청년 일하던 현장에서 잡혀 들어갔다는데 이건 또하나의 인권 유린이다. 불법체류자는 무조건 하고 추방시키겠다 엄포에 중소업체 사장들 그러면 문닫으냐고 반발해 일단은 제조업체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는데 버젓이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쇠고랑을 채워 끌고 가다니...

이젠 멋드러지게 방글라데시 노래를 뽐내던 그 청년의 그 활기찬 모습을 대하지 못할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또하나의 악연을 만들고야 말았구나. 진행자가 설명을 한다. 지금은 불법체류자를 처벌할 것이 아니라, 불법체류자를 양성한 검은 커넥션을 먼저 처단해야 할때라고.한국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나선 브로커가 그쪽과 우리나라 양쪽에서 돈만 받아 놓고 사후처리는 나몰라라 하는 통에,이주노동자 정책에 이래 저래 혼선을 빚는 통에 피해를 받는 쪽은 늘 힘없는 이주노동자들 뿐이라네...  그 와중에도 이 혼돈의 세상에 빛과 소금과 같은 이가 존재 하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내 일인양 발 벗고 나선 이들에게 한없는 존경을 보내고 이름모를 곳에서 헌신하는 이들에게 또한 존경의 마음을 보내나니... 시간내서 당국의 손길을 피해 잠수중인 이주노동자 이웃에게 라면박스라도 전해주고 와야지 생각한다. 아, 이제 머리가 좀 가벼워 졌는가? -주절이 주절이 뭐라고 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