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싼 브래지어
요즈음 장터에 장사하러 나오는 사람들중 젊은여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대부분이 한대의 봉고차에 몇명이 함께 타고 팀장이라 불리는 사람에 의해 여러장소에 나뉘어 내려져 장사를 하는데 들고 나온 제품은 중국산 속옷과 얇은 담요등 한철 장사할수있는 물건들로 어쩌다 오는게 아니..
38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260|2004-03-06
벙어리와 소경
엄마 손 잡은 귀여운 아가가 장터거리에 놓인 물건들을 손으로 가르키는데 그 손끝을 따라다니기 보다는 비뚤빼뚤 걸음 옮겨놓는것이 더 위태롭고 아슬거려 눈을 떼지 못하도록 하..이쁜걸... 엄마의 뜨게질 솜씨인지어깨에 두른 노란 아가숄이 천진한 얼굴을 더욱 투명하고맑게 ..
37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802|2004-02-25
혼자 가는길.
내리는이 하나도 없는 간이역사의 환한 불빛아래로 함박눈이 내리는데. 무배치역인지사람 그림자 보이지 않고 차양아래 벤치 두개 나란히놓여지나가는이 앉아주길 기다리는듯 그 아래 자갈돌이동글동글 눈만큼이나 하얘서 저기가 어느역인가기억해놓으려 눈을 떼지 못하고 뒤돌아보고있을..
36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707|2004-02-08
내 남은 꿈은 방물장수 입니..
신탄진 닷새장이 선 지난 28일. 대전 시내에서 50분을 내달려 도착한 신탄진 역 앞에 서서 건너편 농협 앞 보도를 유심히 살핀다. 아니나 다를까. 책 속에 등장하는 옷 할머니와 떡볶이 아줌마의 수레가 보이고, 농협 계단 맨 가장자리에는 그녀의 작은 일터가 보일 듯 말..
35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049|2004-02-04
봄인줄 알았는데...
내리 삼일을 밤마다 비디오를 빌려다 보거나 영화방송에 채널을 고정시켜놓고 있으면서 시네마천국을 세번이나 보았고 CF에서 먼저 만난 스노우맨을 볼때는 커다란 눈사람하나 창가에 봄이 오도록 세워놓고 싶었다.달력을 보니 일요일까지 휴일이다. 엊그저께 구정, 오늘은 금요일 영..
34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021|2004-01-26
못난 할무니
나도 귀향길에 오르게 되었다.내게 다시는 해당없을것 같았던 고향길나서기에 사뭇 밤잠까지 설레며, 아픈모습 보이지 않을때 내가 바로 섰을때 집을 찾아가리라 생각했던 그 긴 날들을 접고 청주로 향했다.4년 가까이 사는 지금 내 집을 벗어난길은 정신못차리고 헤메고 다니는데 ..
33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75|2004-01-24
시작
명절을 앞둔 단대목이라 시장이 모처럼 활기차다.세모에 이천원하는 두부장사앞에 사람발길 끊이질 않고 가래떡 가지런히 썰어놓아 채곡채곡 올려놓은 떡집앞도 붐빈다. 어린 아이들이 먹는 튀밥강정앞에서 과자를 사려 어른들이 몰려있는것도 재미있다. 급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뜨거운 ..
32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827|2004-01-19
출판 기념회
말주변머리가 없는 내가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세워 물건을 파는일은 영 자신없는일이었다. 그래서 일년 남짓 보고 느낀게 돈을 찾고 나오는 은행앞에 어떻게든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그것도 농민들이 주고객인 농협앞에 자리를 잡는일만이 내가 장터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31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810|2004-01-16
크리스마스에 생긴일
크리스마스에 뭐했냐구요? 일했습니다.ㅡ.ㅡ;전국적으로 장이 안서는 12월 31일. 그 한해의 끄트머리날에도 혼자 일했는걸요.(혹 누가 묻거든 전해주오. 장터에서 목숨을 거두었노라고..ㅎㅎ)그럼 크리스마스 이야기좀 들어볼래요*"엄마, 오늘도 일해?""응""오늘 하루 쉬지..
30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39|2004-01-01
내 마음자리는..
오늘은 장터를 떠나 한 아파트단지를 찾아 왔다.삼년전 장사할 자리를 찾지못해 떠돌아 다니다 단속이 심하지 않았던 유순한사람들의 동네에 와서 근 한달동안 장사하던곳이다. 학교앞 공원의 벤치에 무심하게 앉아있다 벤취 주변으로 장사할 물건을 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께서 "여..
29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682|2003-12-16
하느님, 감사합니다.
긴머리 질끈 동여매어 이마가 시원하게 드러난 말총머리 희숙씨는 여름을 제외한 봄,가을, 겨울을 거리에서 붕어빵을 구워파는 영동댁이다. 두해 전 눈이 많이 내린 겨울날, 미끄러질까 겁이 부쩍 나 조심 조심 핸들을 돌려 영동장에 도착했는데 쌓인눈속을 달려오느라 긴장이 풀리..
28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40|2003-12-05
돈
토요일 아침,큰아이와 작은아이 동시에 손 내밀며 학교 준비물과 여행비를 가져가야한다고 '엄마, 돈 가져가야 하는데..하고는 내얼굴만 쳐다본다. 왜 하루전에 미리 이야기 못하느냐고 화를 냈지만 사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잘못은 돈 없는 내잘못이지.이번달. 하루..
27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907|200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