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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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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기념회


BY 손풍금 2004-01-16

말주변머리가 없는 내가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세워 물건을 파는일은
영 자신없는일이었다.
그래서 일년 남짓 보고 느낀게 돈을 찾고 나오는 은행앞에 어떻게든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그것도 농민들이 주고객인 농협앞에 자리를 잡는일만이 내가 장터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판단이 섰다.
주로 은행근처를 배회하며 자리잡기에 나서서 삼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가 윗돈을 주고도 살수없는 농협앞 자리잡기에 성공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동장,
농협 출입구를 제외한 앞에 물건을 주욱 늘어놓아 은행을 찾는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면 있을수 있는 그런 형국인데도 조합장님과 직원들 모두 늘 친절했다.
영업시간이 끝난 오후다섯시가 되면 셔터를 내리는데 물건을 시간에 맞추어 제때 치워주지 못해 늘 미안했고 아는이가 찾아오면 농협창구 안락한 쇼파에 앉아 커피한잔 마시면서 예금주가 되어 찾아야 하는 자리에 앉아 쉬었다가는것도 죄송했었는데 두번째 책이 나오면서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어 한권씩 읽어보라 전해드렸다.
퇴근시간에 나와 "축하드립니다. 부자 되세요"하며 봉투를 하나 건넨다.

"이럴려고 드린거 아니예요. 무언가로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어서인데,
이러면 정말 제가 불편해서 장사 못하고 미안해서 커피마시러도 못가는데요.
이러지 마세요"했을때 "다 압니다. 그런 마음.. "하며 손을 펴서 쥐어준다.
집으로 돌아와 봉투를 열어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신권으로 책값이 계산되어 들어있다.
지갑에 채워놓고 쳐다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이제 다시는 다시는 가난해지지 않을것 같았다.
다시는...

책에 등장한 내 귀한 이웃들에게 책을 전해주면서 어느것이라도 담아주고 싶어하는 그들의 마음에 과일과 야채와 따뜻한 옷가지가 며칠동안 차안에서 넘쳐났다.

**
내친구 조시인은 근 한달동안 아이들 수업을 주말과 휴일로 잡아놓고 나와 함께 장터로 나섰다.
시인 장꾼은 삼일동안 하루도 못파는날도 있었다.
그래도 장터로 나설수있는 자신의 의지가 더없이 대견해 스스로가 이쁘다 했다.
조시인이 요 며칠전 환한 얼굴로 지역신문을 가지고 내 앞에 들이댔다.

내이름과 책을 내건 출판기념회광고가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고..이게 뭐야?"

"축하해주고 싶어서.. 우리 문학회 기념회와 더불어 문학을 사랑하는 후원기금받아서 했어. 마음에 들어?"
"... 그럼..너무 넘치게 받는것 같아서 어찌할바를 모르겠어"그녀가 돌아가고 나는 내자리를 내려보았다.

그냥,
모든게 다 감사하다. 지금 혹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닐까.
도로 찾은 내자리,
늘 충혈되어있는 내눈동자를 보고 눈병걸렸느냐 물어보는게 십년동안 받은 인사였었는데 지금은 눈동자가 점점 맑아지고 있다고 예전 눈빛을 찾을 모양이라고 언니가, 오빠가 기뻐했다.
작년에 인연이 되었던 기자분께서 출판기념회기사를 읽고 연합통신에 띄웠다.
여러곳에서 축하전화를 받으면서 나는 점점 조심스러워졌다.

지금 사는곳은 도시지만 예전살던 소읍과 읍내사람들이 좋아 마음은 늘 옥천을 향해있는 그 아름다운 작은도시의 가던 걸음 멈추고 유리창너머로 바라보기만 해도 다 내책이 될것 같은 단아한 명륜당서점 지하의 목조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피아노를 잘치고 노래를 잘부르는 주인남자가 있는 카페가 출판기념회장소다.
옥천장날로 잡았으니 장사를 하고 여섯시에 출판기념회장소로 가면 되는 시간도 적절히 내친구 조시인이 맞추어놓았다.
출판기념회 시간을 한시간 앞두고 짐을 정리하고 목욕을 하고 미장원을 갔다.
신데렐라가 호박마차를 타는시간이다.쿠쿠^^

아침에 장에 올때 차에 걸어둔 옷과 구두를 바꿔신고 미장원을 나서는데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쳐다보곤 갸웃거리고.
어떤이는 혹시 화장품 아줌마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맞아요. 화장품 아줌마예요."하고 인사를 하니 "아이고. 몰라보겠네"한다.
히히히. 목욕을 얼마만에 했으면 , 와아...

모두들 기다리는 출판회장에 들어서니 반갑게 맞아준다.
무슨말을 어떻게 인사말로 내놓았는지 떨리던 마음이라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독자가 제게 주신말처럼

"지금 옛날 옛날에... 하는 동화 들려주시는거지요?. 그리고 행복하게 잘살았대요 하는말로 끝낼거지요." 했던 것처럼 그렇게 살겠습니다.
더 깊어지는 향기가 풍겨나오게 문학공부를 하면서 이자리에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했을때 옥천농협 지점장님의 모습이 보였다.

겨울이면 톱장사 할아버지가 내자리를 차지해 농협입구 오르는 계단을 점령해버려 직원들 볼때마다 미안해서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돌리고 외면하는데 이자리에 오셔서 박수를 주시고 계셨다.
떠난자리에 후원금을 주시고 함께 기뻐해주는 마음 놓고  돌아간 그자리에 내 아름다운 독자님들이 건네준 꽃속에서 "나 자꾸 행복하다고 하면 안되지요?"했을때
"아니요. 행복하세요.꼭"했을때 마다 건네주는 샴페인을 마실때 내친구 조시인은

"오늘은 그 여자, 안 효숙의 모습이라 너무 좋다"라고....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