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에 붙여
어린이 날에 붙여 “지지배배 지지배배”벨이 한참을 울리고나서야 보림이 음성이 들린다.“여보세요.”“할머니야. 너, 지금 어디 있어?”“아빠. 여기가 어디야? 할머니가 물어보셔.” 아마 제 아비가 곁에 있나 보다.“광화문이래요. 나, 미술대회 왔어요.”“아, 그렇구..
268편|작가: 만석
조회수: 2,078|2018-05-05
빨강머리 앤
빨강머리 앤 염색을 하기 시작한지 아마 10년은 되었지 싶다. 아니 새치를 감추느라고 염색을 시작했으니 그보다 더 오래 전일 것 같기도 하다. 친정어머니를 닮아서, 다른 이들보다는 좀 늦은 나이에 하얀 머리가 났지 아마. 파마를 할 때마다 나는 작은 고민에 ..
267편|작가: 만석
조회수: 1,421|2018-04-23
커피 한 잔 하실라요
커피 한 잔 하실라요 변변치 않은 사람이라 병원 다니는 게 일과다. 오늘도 안과를 다녀왔다. 동행은 당연지사라 말은 없었어도 따라나서는 영감. 내일 아침 이른 시간에 병원을 가야 한다 했더니, 고맙게도 엄청 이른 아침을 지어놓고 깨우는구먼. 허기사 쌀 앉혀놓..
265편|작가: 만석
조회수: 2,814|2018-04-16
문제다 문제야
문제다 문제야 아침 밥을 먹고 설거지를 끝내면 딱히 할 일이 없다.<워킹발랜스>에 올라 서너 번 다리 찢기(?)를 하고나면 것도 시들하다. 영감이 올라 타면 그럴 듯하나 짧은 다리로 움직이자 하니, 아마 볼품도 없을 것이다. 이내 내려서고 만다. ..
263편|작가: 만석
조회수: 2,426|2018-04-11
이대로만 행복하자
이대로만 행복하자 “밥의 양(量)을 줄이세요.”<당뇨전단계> 처방을 내리며 의사는 묻지도 않는 말에 이렇게 이른다. “밥을 줄이고 단백질 반찬을 많이 드세요. 등 푸른 생선이나 채소로 배를 채우세요.”“밥 많이 안 먹는 편인데요….” 그래도 밥을 줄이란..
262편|작가: 만석
조회수: 2,178|2018-04-06
영감도 나도 변했어요
영감도 나도 변했어요 흥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이해를 해 주겠다. 그렇지도 못한 사람이 가요 프로그램을 무척 즐겨 듣는다. 가끔은 따라서 흥얼거리기도 하지만 음정도 박자도 모두 제멋대로다. 그나마 즐기는 것을 면박을 주기도 뭣해서 듣기만 한다. 보륨까지..
260편|작가: 만석
조회수: 2,168|2018-04-05
북한산 둘레길을 누비다
북한산 둘레길을 누비다 오늘은 오랜만에 산행을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부터 산행을 멀리했으니 아마 서너 달만의 나들이겠다. 산은 그곳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내가 게으른 탓이다. 게다가 미세먼지를 빌미로 며칠을 별렀으니, 오늘은 큰맘 먹고 마스크로 중무장을 ..
259편|작가: 만석
조회수: 1,323|2018-03-31
목련이 피면 언니가 보인다
목련이 피면 내 언니가 보인다 파주등기소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영감과 함께 씽씽 고고. 잘 다듬어진 가로수가 이제 잎을 피우려고 준비 땅. 너도나도 마라톤의 출발선에 서 있는 듯하다. 아직 새순이 돋지는 않았지만 새순이 목을 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기분이 상쾌..
258편|작가: 만석
조회수: 1,584|2018-03-31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큰딸의 둘째딸이 교환학생으로 서울에 왔다. 다른 나라보다 제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보고 싶어서라 한다. 신통하다. 대학의 기숙사로 들어가기 전, 사흘 동안 내 집에 짐을 풀었다. 사흘 상관에 비행기 요금이 거의 1/3이 다운 ..
257편|작가: 만석
조회수: 2,091|2018-03-28
살아 있는 자의 위로
살아 있는 자의 위로 오늘은 내 시어머님의 제일(祭日)이다. 예수쟁이(?)가 무슨 제사냐고 하겠지만, 나는 교회에 나가지만 시부모님의 제사를 모신다. 어머님은 살아생전에 말씀하셨다. “귀신이 어디 있냐고들 하지만 있는 게 분명해.”그래서 제사를 지내는 동안 현관문..
256편|작가: 만석
조회수: 2,627|2018-03-24
커피 한 모금의 매력
커피 한 모금의 매력 “커피 줘?” 영감이 묻는다.“응.”코앞에 내미는 영감의 손에는 커피 한 모금을 담은 잔이 들려 있다. 말 그대로 한 모금이다. 나는 지금 족욕을 하고 앉아 있다. 그런데 영감이 커피를 타서 마시다가 한 모금을 남겨서 건네는 중이다. 고..
255편|작가: 만석
조회수: 1,979|2018-03-16
오늘도 혼자인 것을
오늘도 혼자인 것을 일주일 내내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찾아 나설 사람도 없다. 등기우편물을 전하려는 우편배달부가 초인종을 누르는 게 고작이다. 그나마 토요일엔 그도 없다. 그러니 애써 쓸고 닦을 재미도 없다. 그래도 날리는 먼지는 싫어서 청소기는 윙윙 돌린다. 그..
253편|작가: 만석
조회수: 2,244|2018-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