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다 문제야
아침 밥을 먹고 설거지를 끝내면 딱히 할 일이 없다.
<워킹발랜스>에 올라 서너 번 다리 찢기(?)를 하고나면 것도 시들하다. 영감이 올라 타면 그럴 듯하나 짧은 다리로 움직이자 하니, 아마 볼품도 없을 것이다. 이내 내려서고 만다.
<자전거>에 올라타서 페달을 서너 번 돌려 보지만 그것도 재미가 없다. 자전거는 역시 씽씽 머리를 휘날리며 따르릉따르릉 경적을 올리며 달려야 재미가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영감이 탈 때는 멋이 있었는데 말이지. 역시 숏다리의 비애다.
<꺼꾸리>는 언감생시 올라갈 채도 못한다. 물구나무 서 듯 매달려서 뭘 어쩌자는 것이야. 차라리 허리를 앓고 말 일이지. 버티고 선 위용보다는 내게는 이젠 쓸모가 없는 것들이다. 그래도 가지고 싶어서 거금을 투자하고는 감상만 하는 운동기구들. 한동안은 신나게 굴렸지.
자리만 차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영감은 자주 애용을 하니까 말씀이야. 나도 일을 할 때에는 잘 썼다. 밥을 앉혀놓고 올라가고 찌개를 데우면서 잠깐 올라가고…. 오히려 시간여유가 생기자 의욕도 재미도 없어졌다.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은 꿈틀거리지만 생각만큼 맘에 다가오지를 않는다. 시간을 정해서 운동을 해야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면 어떨까. 아침밥을 짖는 영감을 몰라라 하고 나는 운동을 해? 그 옆에서? 아이고. 그건 좋은 그림이 아니다.
점심을 먹고는 영감과 산행을 하니 것도 어렵겠다. 집에서 운동기구로 운동을 하는 것보다야 야외로 나가는 게 훨 낫지. 요사이로는 꽃도 만발하고 날씨도 좋은데. 미세먼지는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면 될 것이고.
좀 여유롭게 살아봤으면 좋겠다 했더니 이건 너무 편해도 문제다. 아침 먹고 컴 앞에 앉았고. 다시 점심 준비해서 먹고. 서너 시간의 산행을 하고는 저녁 챙겨 먹고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 시간으로는 너무 일러서 성경 통독 30분 생색내고. 이게 만석이의 하루다.
오늘도 한나절이 무료해서 주절거려 보았지만 대책은 없다. 게으른 게 유죄다. 대책이 있어야겠다 다책이. 무슨 묘안이 없을까? 문제는 나에게 있다.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 터인데. 답이 나오지를 않는다. 뭘 하기는 해야겠는데 말이지. 뭘 할까? 뭘 하지?
복지관을 나가? 영감을 집에 두고? 그건 내가 용서가 되질 않는다. 같이 복지관을 나가자 하니 취미가 없다고 한다. 아니. 나가나 보고, 입실이나 해 보고 적성에 맞고 안 맞고지. 나가 보지도 않고? 못 말리는 영감이다. 그러니 집에서 해 볼 일이 뭐가 있느냐구. 에이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