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목숨을 건 맞섬36
“듣고 있었구나? 우린 또 어디 외출한 줄 알았지. 허긴, 만날 사람이나 있나? 없을 거 같은데?” 이든이 슬슬 약을 올린다. 그 말이 자극이 되었는지 이균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주제도 모르고. 거기서 니들끼리 암만 지껄여봐! 그래봐야 들어줄 사람이 있기나 ..
9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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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5
온전한 인간이 아닌 애니민으로 태어난 것도 억울하기 짝이 없다. 한데 그것도 모자라 보고 듣고 느끼는, 사람이나 다를 바가 전혀 없는 자신들을 이젠 구석으로 몰아대고 있다. 억울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녀의 안이 그 생각으로 부글부글 끓는다. 도저히 참고 있을 수가 없..
9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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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목숨을 건 맞섬34
“제법인데? 똑똑해. 맞아. 넌 한 번도 내 기대를 저버린 적이 없었어. 이번에도 그렇군.” 이균이 느글느글한 말투로 불쑥 끼어든다. “맙소사. 저 놈이야?” 누리가 거칠게 말한다. 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속은 이균을 두들겨대고 있다. 이든도 버들도, 아..
91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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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3
‘7호 애니민. 뇌세포 파괴 바이러스, 입력장치 파괴 바이러스, 자료 복사·전송 관련프로그램. 컴퓨터 안에 있을 거야. 미련한 놈.’ 혼자 중얼거린다. 컴퓨터를 열어 자료를 훑어나간다. 어렵지 않게 세 개의 자료를 찾아낸다. “됐어. 브라보! 자료들을 뇌세포에 입..
90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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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2
이균은 주문을 외워댈 힘이 없다. 뫼가 버텨내면서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 애니가 던져준 권한이 쑥쑥 자라고 있다. “이대로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어.” 애니가 결단을 내린다. “그럼? 방법이 있어?” “찾아봐야지. 이건 감나무 아래 누워서 감이 떨어..
89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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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1
“혹시 몇 달 전에 나누었던 말 생각나? 우리가 애니민이라는 걸 처음 알았던 그때.” 뫼가 뜬금없이 몇 달 전 얘기를 꺼낸다. 들이 뭐냐고 묻는 눈빛을 보낸다. “이든이 ‘그래서, 이젠 어찌할 건데?’ 했던 말.” “어렴풋이.” “누리가 ‘우린 숨도 쉬고, 생각..
88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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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0
“거창한 거 아니야. 저쪽 컴퓨터 시스템 안에 만약을 위해 자료를 숨겨놨어. 그게 떴어.” “컴퓨터를 손에 넣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잖아.” “원래 자료에 하나가 더 있어.” “그게 뭔데?” “현실과 가상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통로.” 애니가 뿌듯한 미..
87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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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9
말만으로도 마음은 가벼워진다. 느낌은 힘없이 밀려난다. 들이 밝게 웃어 보인다. 뫼도 어두운 생각에서 벗어난 듯하다. 그의 얼굴도 환해져 있다. “약속해. 뭐든 놈들과 맞서기 위해서만 쓰겠다고. 우리 마음까지 할퀴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우리도 살아야 하잖아. 마..
86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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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8
뫼의 머릿속이 멍해진다. 들이 갑자기 낯설다. “목숨을 해치지는 않을 거 아냐? 널 손에 넣으려 한다면서? 니 안에 놈들의 욕구가 다 들어있다면서? 그럼 절대 못 해쳐. 그러니 열어보자고.” 들이 졸라댄다. 뫼의 머리가 서서히 움직인다. 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 ..
85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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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7
바깥공기를 마셔서인지 작업실로 가는 통로의 공기가 탁하다. 뭔가 목에 걸리는 느낌이다. 기침을 해서 뱉어낸다. ‘속에 잔뜩 꿍꿍이를 가지고 손을 내밀면, 누가 덥석 잡아준대? 지 속에 능구렁이가 있으면 내 안엔 이무기가 들어앉아 있다는 걸 겪어 보고도 모르나? 지가..
84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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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6
느닷없이 만나자는 전화에도 이균은 투덜거리지 않고 애니의 사무실을 찾는다. 애니는 사람을 불러놓고도 반기는 낯빛이 없다. 뭘 재고 따지고 하는지 힐끗 쳐다보는 것도 없다. 이균도 그걸 낯설어하지 않는다. “애니민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툭 던진다. “덫만 놓..
8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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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25
애니는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다. 며칠 동안 찾아 헤맸던 뫼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 주자고 게임 속에 사람 하나를 풀어놓고 맘껏 요리하고 있다. 게임 속 캐릭터가 힘이 달리는 모양이다. 뒤로 물러나더니 막다른 골목에서 납작 ..
8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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