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목숨을 건 맞섬46
웹캠과 CCTV는 저 혼자 잘도 작동한다. 화면에선 애니민들의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 “으하하하하······.” 애니가 자지러지게 웃는다. 애니의 웃음이 모두의 가슴을 겨냥하여 꽂힌다. 하지만 애니민들도 더는 겁내지 않는다. 며칠을 그렇게 보낸다고 해..
10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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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45
“됐어.” 애니가 눈살을 찌푸린다. “됐다고? 애니민들이 화면에 잡혀.” 애니가 벌떡 일어난다. 달려가서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뫼의 얼굴이 화면의 ⅓을 채우고 있다. 들도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흐, 흐, 흐, 으하하하······.” 토막웃음이 자지러..
10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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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44
한듬의 질러대는 소리에 이균이 움찔한다. 소리가 귀청을 때린다. 일어나 벽으로 달려가지만 벽은 꿈쩍도 않는다. 당했다는 생각에 치를 떤다. ‘죽일 놈. 중간에서 채갔으면 됐지, 문은 왜 잠가? 내가 더는 쓸모가 없다 이것이지? 여기서 굶어죽어라 이 뜻이야?’ 이를..
101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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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43
“생뚱맞게 웃음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 허탈했나?” 현실? 현실. 들이 혼자 현실을 입에 올리고 씹어댄다. “나가고 싶어?” “글쎄.” 들이 얼버무린다. “아줌마 말은 잊자! 아줌마도 마지막엔 아니라는 식으로 얼버무렸잖아.” 뫼가 이선의 말을 ..
100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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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42
뫼가 가상세계의 다른 구역으로 나간다. 이번엔 들도 따라나선다. 들은 뫼의 몸에 바짝 달라붙어 있다. 이균의 작업실로 옮겨간 후 애니는 어디 틀어박혔는지 꼼짝을 안 하고 있다.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꼭 애니를 찾아내야 해?” “절대 그냥 물러설 놈이 아니야..
99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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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41
들도 뒤따라 나선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난다. “잠깐!” “왜?” 뫼가 뛰어가다 멈추어 선다. “아까 하려던 말? 뭐야?” “아까 언제?” “언제긴? 이균의 방에서지.” “아 그거?” “그래. 그거?” “내가 마우스를 움직인 게 아니야. 마우스..
98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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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40
“그렇다니까.” 들이 야무지게 힘주어 말한다. 뫼가 쓸데없는 걱정에 매이는 것은 원치 않는다. 흔들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내가 니 팔을 꽉 잡고 있을 테니까 위험하다고 느껴지면 바로 소리쳐! 행여 괜찮을 거라는 생각으로 무시하지 말고.” “알..
97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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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9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가져간다. 하지만 누르지는 못한다. 혼자서는 절대 안 된다. 놈이 반대쪽 끝에서 웅크리고 앉아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몸에 지닌 걸 빼앗기면 더는 생각도 욕구도 지닐 수가 없다. 놈에게 좋은 일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물..
96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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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8
반가움이 와락 밀려온다. 뫼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돌아왔다는 것이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이선을 만날 때마다 기다림이 일상이 되었음에도 늘 가슴을 졸인다. “아줌마!!! 아무 일 없는 거죠?” 뫼가 다급하게 묻는다. “왜? 니들이야말로 괜찮아? 무슨 일 있..
95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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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7
숲에 이를 때까지 누구도 말 한마디 꺼내지 않는다. 분위기가 무겁다. 이균과 입씨름을 할 때만 해도 오기로 버텨냈다. 그 오기가 꺾이자 아픔만이 진득하게 묻어난다. 열매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 생각 없이 열매를 따서 입에 넣는다. 달콤해야 할 열매가 씁쓰름하다. 허..
94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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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6
“듣고 있었구나? 우린 또 어디 외출한 줄 알았지. 허긴, 만날 사람이나 있나? 없을 거 같은데?” 이든이 슬슬 약을 올린다. 그 말이 자극이 되었는지 이균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주제도 모르고. 거기서 니들끼리 암만 지껄여봐! 그래봐야 들어줄 사람이 있기나 ..
9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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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35
온전한 인간이 아닌 애니민으로 태어난 것도 억울하기 짝이 없다. 한데 그것도 모자라 보고 듣고 느끼는, 사람이나 다를 바가 전혀 없는 자신들을 이젠 구석으로 몰아대고 있다. 억울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녀의 안이 그 생각으로 부글부글 끓는다. 도저히 참고 있을 수가 없..
9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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