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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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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


BY 그린플라워 2026-06-13

우리집 둘째아들 다롱이가 진급교육 받으러 가는데 주말이라 집에 온단다.
토요일에 올 줄 알았는데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월패드에 '차량이 도착했습니다.'라고 알림이 뜬다.
폭탄이 하루 일찍 터진 게다.
현관문이 열리자 빨랫거리가 잔뜩 든 바구니와 캐리어가 같이 들어온다.
직전에 훈련 받고 오느라 빨래를 못했다고 집에서 해가겠다는 거다.
빨 수 있게 주머니 비우고 정리를 하라고 했더니 윗옷은 소매가 접어진 채로 집어던진다.
소매 풀고 지퍼는 잠그고 뒤집어진 양말들도 뒤집고 내가 다시 해야 했다.
큰애와 달리 손이 많이 가는 아이다.
깨끗이 치워 놓은 방에 캐리어에서 온갖 잡동사니를 다 꺼내어서 폭탄이 투하된 것처럼 해놓고 잠은 형 침대 차지하고 잤다.
그 바람에 제 형은 의자에서 잤단다.
아침 일찍 세탁기를 돌리고 너는데 빨랫감이 많아서 시간이 꽤 걸렸다.
체육대회에서 일등하고 받은 애슐리 쿠폰이 있다고 점심은 얻어먹었다.
볼일 있는 아빠는 빼고 셋이 밥먹고 스크린파크골프도 치고 돌아왔다.
저녁 잘 먹여놓았더니 또 오지랖을 부리기 시작한다.
내일 훈련소까지 가는데 한시간은 거꾸로 가야 하는 곳에 있는 동기를 태워서 가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당일 아침에 집에서 가면 되는 곳을 그 동기 태우고 전날 밤에 훈련소 근처에 가서 일박하고 입소한다는 것이다.
아빠랑 똑 닮아서 물불 안가리고 오지랖 떠는 걸 보니 줄불이 뻗쳐서
엄마가 그 동기 택시비 줄 테니 당일 새벽에 우리 동네로 와서 같이 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숙박비와 당일 아침 식비까지 따지면 그렇게 하는 게 낫다고 했더니
"아우~  말 많으시네~"
하고 제방으로 갔다.
남편도 뭘 제대로 알려주면
"시끄러워, 입 다물어." 하는데 똑같다.
큰애는 뭘 일러주면
"어머니 말씀이 맞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데 말이다.
작은애가 훈련받는 삼개월 동안 주말마다 집에 오겠다는데 그 때마다 그 동기를 데려다주고 태우러 가고 할 것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돈 빌려주고 못 받은 돈도 꽤 있는데 결혼하면 정신 차리려니 하고 두고보는 중이다.
오면 반갑고 갈 때는 더 반가운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