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인형의 삶
말을 뱉어내는 들의 눈이 반짝인다. 뫼의 머리도 꿈틀거린다. 둘은 잽싸게 화면으로 다가간다. “젠장, 읽을 수가 있어야지.” 눈 뜬 장님이나 다를 바가 없다.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노려보듯 화면만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다. 한데 이상하다. “..
2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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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둘의 시선이 하나의 길을 낸다. 북받쳐 오르던 슬픔은 사라지고 뫼의 얼굴에 미소가 뜬다. 들은 뫼를 멍하니 바라만 본다. 영 알 수가 없다. “숲에 다녀오는 거야?” 뫼가 벌떡 일어나며 묻는다. 속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응. 넌 왜 그러고 있어?” 들..
2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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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자의 목소리
뫼와 들은 이든의 말에 엮여 서로 눈치를 본다. 들은 얼굴이 여전히 화끈거리는 것을 느낀다. 뫼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더 따지고 들 생각은 없다. 감정이 상처를 입기 전에 이든이 먼저 한 발을 뒤로 빼냈다. 서로 상처를 입히는 것은 이든도 원치 않는다는 뜻..
21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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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여자의 유전자
졸지에 들과 아미와 버들은 여자가 돼버렸다. 들과 아미, 버들은 물론 이든도 누리의 말에 토를 달지 않는다. 뫼만 의아한 눈빛으로 들과 아미, 버들을 찬찬히 훑어본다. 다들 눈을 내리뜨기만 하고 말이 없다. “들, 너 여자였어?” 뫼가 놀라 확인하듯 들을 보며 묻..
20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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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임
뫼는 얼른 화면 앞으로 가서 앉는다. 화면이 뿌옇다. 여자는 우산을 받쳐 쓰고 있다. 여자의 모습도 내리는 눈 때문에 또렷하지가 않다. “누리! 니 말이 맞았어!” 눈이 내린다는 말에 다들 귀가 번쩍 뜨인다. 화면으로 달려와 고개를 들이민다. 대단한 거라도 찾아..
19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178
2013년의 여자
아무리 생각을 굴려도 알 수가 없다. 너무나도 멀리 있어 손을 내밀어도 잡을 수가 없다. 손짓을 하며 다가가도 전혀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아득함만이 둘 사이를 채우고 있는 거 같다. 시간만이 아니다. 겉모습도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깡마른 모습이야 그렇다 친..
18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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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여자
하지만 그 생각에 빠져 허우적거리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억울함은 밀어둬야 한다. 뫼는 얼른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온다. “한 번 차근차근 열어보자! 또 다른 것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잖아. 어쩜 2013년에 가 닿을 수 있을지도 몰라.” 자신만이 아니라 나머지..
17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410
새로운 발견
“이만 들어가는 게 어때? 할 일이 태산이잖아. 한데 여기서 빈둥거리기만 할 수는 없잖아.” 들이 뫼의 마음을 들여다본 듯 조심스럽게 말한다. 누리가 벌떡 일어난다. 엉덩이를 툭툭 털더니 몸을 돌린다. “들어가자!” 이든과 버들, 아미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누리..
16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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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향해 한걸음 더
하지만 마음은 서늘하다. 2013년을 생각에서 빼낼 수가 없다. 마치 2013년에 발을 담그고 1만 년을 살아내고 있는 것만 같다. 생각의 한쪽 끝이 저절로 그 쪽으로 움직여간다. “그때 봤던 별들이 지금 보이는 저 별들일까?” 아미도 버들에게 물이 들어간다. 들..
15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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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과 아미, 버들을 위해
그는 시선을 천정으로 옮긴다. 그곳에도 단추가 여러 개가 있다. 그 중에 하나에서 불빛이 깜빡이고 있다. 그는 손을 뻗어 불이 켜진 단추에 갖다 대고 살며시 누른다. 그랬더니 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뫼! 나야, 들! 내 목소리 들려?” 단추를 누르자마자 한껏 들..
14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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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향한 더딘 걸음마.
하늘이 보인다. 구름 한 점 없다. 태양이 혼자 세상을 감싸고 있다. 태양의 품에서 모든 게 다 살아있음을 뽐내고 있다. 그녀도 뽐내고 싶다. 사람의 마음이 참 묘하다. 변덕스러운데 그게 싫지가 않다. 바로 전까지 마음을 다 차지하고 있던 생각이 빠져나갔음에도 썰렁하지..
13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298
애니매이션 인간의 운명을 느..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다. 깨어난 시간도 얼추 비슷하다. 깨어난 방법도 모두 같다. 다들 나무에 부딪히면서 깨어났다. 자료의 안내를 받은 것도 다르지 않다. 물론 다 똑같은 건 아니다. 서로의 성격은 다르다. 알고 있는 것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뿐이..
12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