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동생 역시 엄마의 한쪽 어깨를 덮어 안으며 콧소리를 낸다. “우리 엄마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었나 부지? 나만 빼놓고선...... ” “힘 안드냐?” “재미있어. 나 아무래도 누구 가르치는 거 소질 있나봐.... 엄마, 이참에 학교 그만두고 이 길로 계속 나가보까? 입..
2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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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내 눈을 맞추지 못하는 엄마의 얼굴을 무심히 쳐다보면서 내 속에 흐르는 다른 성질의 피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보았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 출생의 비밀을 다른 사람도 아닌 준우어머니가 알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엄마는 한번 터져 버린..
2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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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형광불빛 때문인지 엄마의 얼굴색은 오히려 점점 더 새하얗게 변해 가는 것 같다.. 손을 대어보면 그 차가움에 놀라서 한걸음 뒤로 물려나 앉을 것만 같은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손을 뻗는 일도 더군다나 엄마의 얼굴을 만져주는 일 따위는 용기조차 내지 못하..
27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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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내가 엄마의 잔에 먼저 소주를 따르면서 말했다. “이렇게 하니까 꼭 친구 같네.....히히....” “그래? 그럼 친구하자.....” 다시 내 잔을 채우던 엄마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우리는 한 모금씩 그것을 삼키면서 서로 다른 생각에 바져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
26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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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심장이 요동을 쳐 댄다. 지난번 큰엄마가 내게 한 말들이 순간 떠올랐다. ‘네 엄마 그런 사실 알고 나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거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지금 어떻게 이런 엄청난 일을 수습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일이 있어도 엄마만은 살려야 한다는 생각 뿐..
25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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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나 그냥 해 보는 소리 아니야. 너도 날 조금은 알고 있겠지만 한다면 해, 어떤 일이 있어도.....”그는 잠시 말을 끊는다. 그리곤 내 한쪽 손을 꼭 잡았다. 절대 놓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듯 했다. ‘그나마 너라도 그런 식으로 말해 주는 것이..
24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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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도대체 준우어머닌 왜 이렇게까지 날 밀어낼려고 하는건가. 단지 엄마와 나눈 비밀스런 과거 이야기들에 대해 개운치 못한 기분 탓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도 그것들을 앞에다 내세워 나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핸드폰 벨소리가 한참이나 울린 뒤에서야 주머니에 들..
23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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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지하호프집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여전히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으면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통나무로 만든 내부 구조다. 통나무가 호프집이라는 걸 말해주는 것처럼 참으로 잘 맞다는 생각을 했다. 안주를 고르기 위해 메뉴판을 훑어 보..
22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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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국가고시를 치르기 위해 학교에서 단체 관광버스까지 대절시켜서 서울에 도착한 것은 저녁이 다 된 시간이었다. 친척집이나 아는 이들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나처럼 전혀 갈 곳이라곤 없는 학생들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시험장소 근처에다 숙소를 잡아 주었는데 학교 측에서 매년 해..
21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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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현화니? 하면서 문을 열어주던 엄마를 똑바로 쳐다보질 못하고 우선 내방으로 와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생각했다. 막상 엄마의 얼굴을 대하고 보니까 더더욱 막막해져 왔다. 엄마의 얼굴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내 방으로 따라 들어올 줄 알았던 엄마는 당신의 ..
20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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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엄마의 말대로 우리도 여느 집들처럼 밤이면 불이 켜지고 현관문 밖으로까지 김치찌개 냄새를 풍겨대는 그런 집으로 변해 있었다. 더군다나 현화와 내가 방학이어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오랜만에 함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난 것이다. 현화말로는 엄마는 10시쯤 나가서 오후 5시면..
1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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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큰엄마의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커피 두잔을 만들어 가지고 돌아오셨다.“현희야. 우선 진정해라....” 내 앞으로 밀쳐 놓은 커피잔은 내 마음을 더욱 긴장시키기 위해 준비한 서막처럼 보인다. “진정하고 지금부터 하는 내 말...... 마음 ..
1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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