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엄마의 말대로 우리도 여느 집들처럼 밤이면 불이 켜지고 현관문 밖으로까지 김치찌개 냄새를 풍겨대는 그런 집으로 변해 있었다. 더군다나 현화와 내가 방학이어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오랜만에 함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난 것이다. 현화말로는 엄마는 10시쯤 나가서 오후 5시면..
1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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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큰엄마의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커피 두잔을 만들어 가지고 돌아오셨다.“현희야. 우선 진정해라....” 내 앞으로 밀쳐 놓은 커피잔은 내 마음을 더욱 긴장시키기 위해 준비한 서막처럼 보인다. “진정하고 지금부터 하는 내 말...... 마음 ..
1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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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준우와 내가 함께 다녔던 덕산초등학교 앞에서 차가 멈추어섰다. 나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내리는 것 같다. 하긴 다음 정류장부터는 고속버스가 다니는 곳이기도 하니까 이런 직행버스는 고스란히 이 덕산사람들의 몫인 듯 했다. “현희야! 여기까지 왔는데 큰집으..
17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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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다른 식구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나왔다. 참으로 변한 것이 없었다. 그 때가 언제인가, 터미널 안에서 이렇게 기다려 본 것도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삼십분이나 기다려야 한다니 갑자기 막막해져서 주위를 두리번 거려본다. 몇 개 되지 않는 ..
16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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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언니! 진짜 다른 문제 생긴건 아니지?” 현화가 계속 내 눈치를 보고 있다. “아니야. 근데 넌 저녁은 먹었니?” 일곱시가 훌쩍 지나 있었다. “아니..... 언니는? 물어보나 마나지...?” “근데 너 오늘 미팅 있다고 하지 않았니?” “미팅? 괜히 나갔나 봐.”“..
15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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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아직도 눈이 오니?” “벌써 거진 끝났나보던데......눈구경 좀 하나 싶더니.....” 동생 현화의 얼굴이 이뻐 보인다. 자그마한 얼굴에 아직 화장기라고는 전혀 없는 현화의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문득 준우의 엄마를 만났을 때 느꼈던 그런 감정하고 비슷한 감정에 사로..
14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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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사무실에서 나와 시내버스로 겨우 다섯정류장 쯤 지나자 지하철 공사가 한창인 큰 로터리가 나오고 그 다음 정류장에서 두리번거리며 내렸다. 한 이년쯤 된 것 같다. 그 때에는 고만 고만한 집들이 즐비하니 도로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던 곳이었는데 그런 집들이 어느새 사라져 버..
13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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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특강도 끝나고 국시까지는 거의 한달 정도가 남아 있었다. 그 한달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져 왔다. 퇴근하고 다시 도서관이나 독서실 같은데를 다녀야 하는데 지금까지 늘 그렇게 옆에 있어 준 준우에게 또 다시 그런 일을 시킬수도 없고......하지만 달리 방법도 없었다..
12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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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가슴을 보듬어 쓸어 내려본다. 큰댁의 신부측 하객만해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이지만 신랑쪽 하객은 그보다도 더 우세했다. 수적으로도 그렇지만 하객들의 차림새만 봐도 어느 정도는 집안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을 정도이다. 큰댁은 인근 면단위에서 올라온 주민들이 대부분이고 ..
11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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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인근 도시에 국립대학도 있는데 굳이 할머니는 서울이라는, 기차로도 반나절이나 걸려서 가는 그런 곳에다 유학을 보냈다고 했다. 집안에 판 검사 하나는 나와야 그래도 내 놓을 만한 집안이라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그렇게 보내 놓은 서울 유학 생활을 불과 이년도 못가서 자진..
10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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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나는 차마 엄마를 그냥 보기가 민망해서 고개를 돌려 버렸다. 하얀 커텐만 보일 뿐 옆 자리에 누가 입원해 있는지 모르도록 만들어진 일인용 임시 베드는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달아날 것만 같이 불안하게 날 지탱하고 있었다. 엄마의 손이 어느 사이에 와서 내 손을 꼭 잡고 있..
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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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마치 작열하는 태양을 안고 드러누워 있는 것만 같다. 눈을 뜨기가 힘겹다. 갈증에 목젖이 다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물! 물!” “정신이 나니? ”준우의 목소리가 너무도 가까이 들려서 가슴이 철렁했다. 그가 내 곁에 있다. 내게 처음으로 사랑의 떨림을 가르쳐 준..
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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