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그릇을 닦으며
놋그릇을 닦으며 명절이 코앞이니 뭔가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옛날 생각이 난다. 이만 때면 친정어머니는 놋그릇을 꺼내놓고 닦으셨다. 기왓장을 갈아서 짚으로 뭉친 수세미를 만들어서 기운껏 문질러대던 어머니. 그것은 그 먼 옛날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의 ..
252편|작가: 만석
조회수: 2,160|2018-03-07
박수를 칠 일만은 아니었다
박수를 칠 일만은 아니었다 “엄마. 나 미국가게 됐어요.” 얼마나 신이 났는지는 막내 딸아이의 목소리로 알 수 있었다. 목소리가 한껏 떨리고 있었다. 아무 말도 미처 하지도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다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있잖아요. 류서방이, 류서방이 법인장으..
251편|작가: 만석
조회수: 1,771|2018-03-01
꿈이었으면 좋겠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꿈이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어제로 시간을 돌려놓고 싶다.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일이…. 술이 센 사람이라면 술 마신 죄라고 하겠으나 그렇지도 못한 사람이다. 성질이 괴팍한 사람이라면 그래서 그랬다고 치부하겠으나 그렇지도 못한 사람이다. ..
249편|작가: 만석
조회수: 2,123|2018-02-22
아직은 살아 있어
아직은 살아 있어 “삐리리리 리리리리리~♪♪”전화벨은 그치지를 않는데 받지를 않는다.“삐리리리 리리리리리~♪♪” 그래도 함구무언이다. 예감이 좋지 않다. 동창회는 전례로 보아 진즉에 끝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돌아올 사람이 오지를 않는다는 말씀이야. 조금 동..
248편|작가: 만석
조회수: 2,662|2018-02-15
욕심이 너무 과했나
욕심이 너무 과했나 장난감 가게에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보림이가, 드이어 찾던 것을 발견했나 보다. 반가움이 얼굴 가득히 핀다. 그러나 가격표를 들여다보고는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진다. “안 되겠다. 너무 비싸서. 왜 이렇게 비싼 거야.”하며 할미에게 응원의 눈빛을..
247편|작가: 만석
조회수: 2,253|2018-02-08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바람이 불어서 추운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진다. 머리에도 털모자를 얹고 목에도 털목도리를 둘렀다. 목도리를 올려 마스크처럼 입까지 가렸다. 추워도 햇살은 밝아서 시원찮은 내 안구를 마구 쪼아댄다. 선그라스를 끼었다. 완전 무장을 확인하고 대문을 나선다..
246편|작가: 만석
조회수: 2,146|2018-02-05
달라도 너무 다른 당신과 나
달라도 너무 다른 당신과 나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이 만나서 부부로 산다. 감히 다른 부부를 언급할 주재도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부부는 그렇다. 그렇다 하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 똑 같지 않다는 게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이 얼마나 되..
245편|작가: 만석
조회수: 1,912|2018-02-03
당연하지
당연하지 일주일의 휴가를 나오는 남편을 따라 막내딸이 입국을 한다고 한다. 일주일이라고는 하지만 오는 날과 가는 날을 빼면 겨우 사흘이 되는 셈이다. 그래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온댄다. “에헤라 디여~♪♪” 반가움에 가슴이 쿵캉쿵캉. 얼마나 보고 싶었던 그들인가...
244편|작가: 만석
조회수: 2,241|2018-01-30
잠이 보약이다
잠이 보약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8시 30분. 어제 다른 날보다 일찍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밤 1시 경에 일어나 성경 10장을 읽고 다시 잠이 들었다. 한 번 잠이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웠으나, 어제는 곧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워낙 어렵게 잠이 드는 스타일이라..
243편|작가: 만석
조회수: 2,703|2018-01-24
구십 육세 어느 고인의 호사
구십 육세 어느 고인의 호사 건강하던 형부가 예고도 없이, 팔일의 중환자로 있다가 갑자기 세상을 떴다. 부고를 받고 놀라지 않는 이들이 없다. 곧이들리지가 않는다는 반응들이다. 약하기로 말하자면 언니가 걱정이었지, 형부는 생각도 못한 일이다. 언니의 놀람과 서러움..
242편|작가: 만석
조회수: 2,192|2018-01-18
작아지는 마누라
작아지는 마누라 “얼마예요?”“십만….”“헉. 에구. 두 번에 나누어 주세요.”약값이 생각보다 많다. 약국의 여 약사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씩 웃는다. 알아들었다는 뜻이겠다. “안 그러셔도 되는데.”“할아버지는 아뭇소리 않으시는데 그냥 미안해서 말이지.”..
241편|작가: 만석
조회수: 2,457|2018-01-13
새해를 맞으며
새해를 맞으며 또 한 해는 저물고 나는 이제 한 살을 더 먹는다. 한 살의 나이를 더 먹는다는 게 어느 해보다 각별하게 마음에 와 닿는 건 왜일까. 세월이 가면 나이는 먹게 마련이고 한 살 더 먹는 건 어른이 되는 것이라던 아버지의 말씀이 아니어도 이젠 가슴에 ..
240편|작가: 만석
조회수: 2,159|2017-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