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을 왜 샀어요
아이젠을 왜 샀어요 찬바람이 등으로 몰려든다. 겨울이 오고 있는 게다. 유난히도 추위를 타는 나는 겨울이 오면 아니, 초가을부터 잔뜩 긴장을 한다. 올해는 얼마나 추울까를 걱정하면서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한다. 내복을 챙겨보니 올해엔 더 구입을 하지 않아도 그런대로 ..
293편|작가: 만석
조회수: 1,197|2018-11-24
손을 잡으라구요
손을 잡으라구요 우리는 점심을 먹고 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언제나 산행 준비를 서두른다. 아차하면 돌아와서 늦은 저녁을 먹게 되니까. 늘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으나 오늘은 날이 제법 차서, 막내딸이 며칠 전에 사 준 새 모자를 눌러쓴다. 그러고 보니 영감도 방..
292편|작가: 만석
조회수: 1,700|2018-11-22
강아지를 찾습니다
강아지를 찾습니다 “모복아~!” “모복아~!” “모복아~!” 식구마다 목이 터져라고 외치지만 강아지는 보이지를 않는다. 어디에선가 모복이의 콩콩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모든 복을 불러들인다는 의미의 ‘모복’은, 우리 집에 입양 오기 전 집에서 지어준..
291편|작가: 만석
조회수: 1,157|2018-11-21
이 좋은 세상에
이 좋은 세상에 “이거는 그냥 물수건이라고 생각하시구요. 이거는 세제 묻힌 행주라고 생각하고 쓰세요.” 딸아이가 포장된 꾸러미를 차에다 싣고 와서 무겁게 부려놓는다. 이름하여 일회용 행주란다. 그러니까 한 번 쓰고 버리는 행주라는 말씀이지. 요컨대 빨아 쓸 필요가 ..
290편|작가: 만석
조회수: 1,575|2018-11-18
가을을 따다
가을을 따다 내 집의 손바닥만 한 마당에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워낙 공간의 여유가 없는 집이라 운치를 따질만한 그림은 아니다. 그러나 가을이 오면 주먹만 한 단감이 제법 주렁주렁 열린다. 이제야 좀 봐 줄만한 그림이 어우러진다. 사계절이 이랬으면 좋겠다. ..
289편|작가: 만석
조회수: 1,105|2018-11-15
진즉에 했어야 했다
진즉에 했어야 했다 ‘왕초보교실’이라고 해서 일본어 강의실을 노크했다. 그야말로 왕초보가 신입으로 서너 명이 있었다. 그러나 진도는 이미 교재 한 권을 1년 새에 끝낸 뒤였다. 따로 신입을 위해서 반을 개설하지는 않을 것이라 하니, 강의시간에 특별히 신경을 써 주겠..
288편|작가: 만석
조회수: 1,172|2018-11-11
강화도엔 왜 가니
강화도엔 왜 가니 저녁상을 보는 어미를 돕는 제 댁 곁에서 사위가 묻는다. “목요일이 어때?” 어디를 가기로 상의를 하는 모양이다. “글쎄….”딸이 왠지 나를 경계하는 눈치다. 이럴 땐 모르는 척해 줘야 어른답다. 저녁 설거지를 하는 딸아이 곁에서 사위가 거듭..
287편|작가: 만석
조회수: 1,120|2018-11-07
분위기 좋고 좋고
분위기 좋고 좋고 아주 오래된 비디오테이프가 줄지어 세워져있으나 ‘그림의 떡’이다. 테이프를 돌려줄 박스는 예전에 고장이 나서 문을 닫은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런 기기 손봐주는 곳도 없을 터, 아니 찾으면이야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았지. 그..
286편|작가: 만석
조회수: 1,977|2018-11-01
복이 많은 사람인가 봐
복이 많은 사람인가 봐 컴이 말썽을 부린다. 왜일까? 낸들 알겠나. 또 바쁜 사위를 불러야 한다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컴을 할 수 없으니 하루가 이렇게 지루하고 길 수가 없다. ‘어차피 사위를 불러야 할 일이라면 내가 좀 만져 봐?’ ‘내가 고장을 더 심하게..
285편|작가: 만석
조회수: 1,492|2018-10-29
이대로만 삽시다요
이대로만 삽시다요 내 영감은 참 희안한 사람이다. 여느 때도 말이 없기는 하지만, 내가 컴 앞에 앉기만 하면 말을 끊는다. 무슨 큰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쉬운 말로 돈벌이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그렇다고 못마땅해서 그런 것 같지도 않고 말씀이야. 해가..
284편|작가: 만석
조회수: 1,343|2018-10-24
눈치가 있어야지
눈치가 있어야지 옥상의 가건물이 불법이라고 구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일단 지적을 받았으니 도리가 있는가. 철거를 하려고 사람을 사자하니 쉽지가 않다. 실내 계단으로 건물 폐기물을 날라야하는데, 여기 저기 알아보니 쉽게 덤비는 이가 없더라는 말씀이야. 오기가 ..
283편|작가: 만석
조회수: 1,244|2018-10-20
아직은 아닌데
아직은 아닌데 “금요일에 뵀는데 얼마나 됐다구.” 왜 전화도 없느냐는 에미의 말에 내뱉는 딸아이의 답이다. “그랬나? 엄마는 오늘 큰 병원에 다녀오고, 동네 병원에 가서 독감예방 주사 맞고 했더니, 한 달쯤 지난 줄 같았지.” 잠깐 말을 끊었던 딸아이가 화들짝 ..
282편|작가: 만석
조회수: 1,191|201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