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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만석 조회 : 273

복이 많은 사람인가 봐


복이 많은 사람인가 봐
 
컴이 말썽을 부린다. 왜일까? 낸들 알겠나. 또 바쁜 사위를 불러야 한다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컴을 할 수 없으니 하루가 이렇게 지루하고 길 수가 없다.
어차피 사위를 불러야 할 일이라면 내가 좀 만져 봐?’
내가 고장을 더 심하게 낸다 해도, 사위가 손을 보면 되니까 말이지.’
 
사위를 믿고 본체의 배꼽을 누르고 또 누르고 또. 익크! 야단났다. 그나마 이제는 아예 화면도 열리지가 않는다. 공연히 일을 크게 만들었나 보다. 사위가 손을 본다 해도, 우선은 딸아이를 통해야 한다. 본체의 배꼽을 수도 없이 눌렀다는 말에 딸이 혀를 차며 두 손을 든다.
본체애서 강제로 닫으면 안되요. 나도 어찌 해보는 수 없어요. 그건 류서방이 손 봐야 해요.”
 
저녁으로 딸 내외가 달려오고 본체가 해부된다. 아래층의 아들이 여유분의 부속품을 들고 뛰어 오고 연합모의(?)가 시작되었으나, 결론은 전문가의 A/S를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웬만하면 아들과 사위로 해결 될 일이었으나, 심각하기는 심각한 모양이다.
그냥 놔둘 걸 공연히 만져서 그런가?’ 겁이 덜컥 난다.
 
어차피 도사와 박사들이 속을 들여다봤으니, 이실직고를 해야겠다.
내가 뭘 잘 못 만졌나?”
뭘요. 고장이 날 때가 돼서 고장이 난 거지요.”
말은 고맙지만 아무래도 내가 원흉이지 싶다.
 
출근하는 사람들이니 부품을 빼내어 용산으로 A/S를 다녀오는 일은 딸아이가 맡는다.
다음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차를 몰고 다녀왔더란다. 엄마가 컴으로 무슨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거늘 그리 서두를 필요가 있었느냐 하니,
하루라도 컴이 없으면 엄마가 심심하시잖아요.” 한다. 허긴 그렇다.
 
어제 급하게 A/S를 받아 왔으니 오늘은 사위가 오겠지일각(一刻)이 여삼추(餘三秋)같이 기다렸으나 소식이 없다. 채신없이 어서 오라고 조를 수도 없다. 주말이라 출근은 하지 않았을 터이고 분명히 오겠지.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혹시 하는 마음에 딸아이의 전화를 기다린다. 나도 참 채신이 없기는 하다. 오지 못할 일이 생겼겠지 라고 왜 느긋하게 생각을 못해!
 
다음 날은 주일이라 교회에 다녀오니 저녁 5. 혹시 딸 내외가 와서 컴을 손질 하는가 싶어서 발걸음이 바쁘나, 컴은 그 대로다. 저녁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끝내니 8. 전화벨이 운다.
엄마사위가 바빴어요. 우리 지금 가요. 저녁은 먹었으니 신경쓰지 마세요.”이렇게 반가울 수가.
내 컴은 오늘 틀림없이 살아날 거야.’ 내일 출근할 사람은 걱정도 않고 내 컴만 신경을 쓴다.
 
사위는 뚝딱 컴을 살려놓는다. 여기저기 업데이트까지를 끝내고 아주 멀쩡하게 만들어 놓는다. 우와~! 나도 이런 기술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니 모두 가소롭다는 듯이 웃는다.
엄마. 컴퓨터 고쳤어요? 잘 되요?” 아래층 아들이 전화를 한다. 컴박사 사위가 가까이에 있어서 좋다. 문안하는 아들도 가까이에 있으니 좋다. 히히. 내가 복이 많은 사람이긴 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