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남자여
남자는 남자여 “나, 시골 가.‘느닷없이 가방을 들고 나선다. “아니, 낼 병원 가야하는데 시방 시골은 왜?”“병원은 뭘. 안가면 그만이지.”“꼭 속알딱지 하고는. 병원 갈 때마다 속을 긁어요. 당신이 어린애예요?” 내 말이 고울 리가 없다. 어제 다퉜걸랑...
166편|작가: 만석
조회수: 1,982|2016-09-07
살뜰한 당신
살뜰한 당신 “어제는 시우가 술 먹자고 붙들고 안 놔줘서 혼났어.”“혼자 산다고 홀아비인 줄 알았다네?!”“토마토가 이번 비에 다 쓰러져서 버렸어.”묻지도 않는 말에 주절주절 이야기를 이어놓는다. 꽤나 심심한가 보다. “또 전화를 하게 되네?!”“토마토가 뒤..
165편|작가: 만석
조회수: 3,198|2016-08-02
나만의 키다리아저씨
나만의 키다리아저씨 다 늦은 저녁에 전화가 운다. 내 딴에는 애교라고 오랜만에 코에 바람을 넣고 옥희 버젼으로,“저녁에 우는 새는 님이 그리워 운다~♪지.”해 본다. 그런데 영감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나, 아파.”한다.“….” 그답지 않은 반응에 말문이 막힌다...
164편|작가: 만석
조회수: 2,342|2016-07-29
시방 내 텃밭에는
시방 내 텃밭에는 “쪼로롱 초로롱♪♪~”“뻐꾹~♪뻐꾹~♪”창밖은 아직 어스름한데 어느 새 새들이 날아와 나를 깨운다. 참 부지런한 놈들이다. 다시 좀 더 잠을 청하지만 이미 잠을 떨친 내 눈은 더 초롱초롱. 창문을 여니 어제보다 더 푸르러 있는 내 텃밭. ..
163편|작가: 만석
조회수: 1,869|2016-07-27
난 참 못났다
난 참 못났다 꼴에 아직도 나는 여자인가 보다. 남편이 없는 밤이 무섭고 불안하다. 뭐, 젊었을 적의 풋풋한 사랑이나 손길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혼자라는 게 익숙해 있지 않아서겠다. 오늘처럼 천둥을 대동(帶同)한 비라도 쏟아지는 날이면 더욱 그렇다. 남편이 있어서..
162편|작가: 만석
조회수: 4,870|2016-06-22
별거에 들다
별거에 들다 삼 년의 각방 생활 끝에 드디어 별거를 실행에 옮겼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마음이 통해서 일사천리(一瀉千里)로 진행됐다. 이렇게 편하고 시원한 것을…, 왜 진즉에는 몰랐던고. 자다가 개구리헤엄을 친다고 나무랄 사람도 없고, 소리 내어 가스를 ..
161편|작가: 만석
조회수: 2,281|2016-06-15
지하실방 할머니의 봄날
(5월의 어느 날. MBC라디오의 정오 프로그램에 글을 올렸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채택이 되어 3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과 야외용 압력밥솥과 요플레를 받았습니다. 바빠서 글을 쓸 시간이 없어서 우선 방송 되었던 사연을 올립니다. 축하 해 주세요.)봄날(지하실 방 할머니..
160편|작가: 만석
조회수: 2,270|2016-06-04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를..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를 거느리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1970년대. 겁도 없이 나는 두 딸과 두 아들을 두었다. “양장점마담은 또 배가 부르더구먼.”이구동성(異口同聲)의 떠드는 소리를 칭찬으라고 자위(自慰)했다. “개는 건드리지 마. 큰일 난다. 사 ..
159편|작가: 만석
조회수: 3,027|2016-05-20
나는 공짜를 좋아 해
나는 공짜를 좋아해 듣는 사람들은 글쎄다. 좀 비굴하게 생각하려나? 그러나 내가 아는 한, 공짜는 누구나 좋아한다. 내가 공짜를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을 끌어들일 이유는 없잖은가. 오히려 유치찬란하지? 남들이야 어떻든 내가 알 바는 아니지. 다른 이들의 것만 ..
158편|작가: 만석
조회수: 3,265|2016-05-03
오만한 자유였다
오만한 자유였다 참으로 오랜만의 자유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공간에서의 자유. 아무 것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족한 자유. 그래서 결과에 대해서 가타부타(可타不타) 말을 듣지 않아도 되는 자유. 그게 내게도 가능하다는 말이지. 뭐, 그동안 딱히 마음먹고 남다른 일을 한..
156편|작가: 만석
조회수: 1,219|2016-04-26
보림이 할매는 못 말려
보림이 할매는 못 말려 긴 겨울을 보내는 동안 좀이 쑤셨다. 이제는 봄인가 싶어서 셔터를 열면 으스스 한기가 돌아 다시 철수. 그러기를 여러 차례. 사실은 지금도 해가 너머 가면 을시년스럽긴 하다. 그러니까 해가 지나기 전에, 빠른 동작으로 늘어놓았던 것들 접고 ..
155편|작가: 만석
조회수: 1,313|2016-04-18
그렇게 살으리랐다
그렇게 살으리랐다 다른 이들에게도 내 아이들에게도 세상 끝 날까지 짐이 되지 않겠다던 의지가, 한 귀퉁이씩 허물어지고 있다. 세상의 일이 어디 내 마음대로만 되더냐마는, 그래도 이 일만은 이를 악물고 해 내리라 결심을 했다. 그리고 ‘까짓 것!’하는 자신도 있었다..
154편|작가: 만석
조회수: 1,219|201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