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어미
며칠 전이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를 비롯해 좋은 말들을 이론으로 섭렵한 바 있는 어미가 몸소 실천하지 못하고 중 3의 아들 녀석을 다그쳤던 날입니다. 늘 그렇듯 큰일이 아닌 소소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어미가 정해놓은 정도를 벗어난 행동을 탓했던 날이었..
93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202|2009-11-11
어미의 바라는 마음.
“엄마, 오늘도 글 좀 쓰셨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 녀석이 인사 끝나기가 무섭게 안방을 가로막고 서서 묻는다. 어이가 없다.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하고 있는 것인지. 주객이 심하게 전도되어 버렸다. 녀석이 익히 알고 있던 어미는 저희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
92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076|2009-10-28
벗고 본 세상.
자다 깬 밤이다. 몇 날 며칠 병든 닭처럼 졸음에 취해 지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꼬박 오지 않는 잠과 실랑이를 벌이곤 했다. 이 밤이 그랬다. 설 잠 들었던 것을 깨어 말짱해지고 말았다. ‘어쩌다 잠이 깼을까? 또 잠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야?’ 하는 헛생각 따위..
91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404|2009-10-23
가을바이러스.
1. 여름내 푸르던 길가의 가로수들이 어느 날부턴가 촉촉이 내린 가을비 뒷자락으로 장미처럼 빨갛고, 개나리처럼 노란 이파리들로 형형색색 바뀌어가고 있다. 그것이 제색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지? 그래, 가을이구나!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꼼짝도 않고 선채로 그것들은 ..
90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142|2009-10-21
슬픈 이유를 아시나요?
머리가 왜 이럴까? 이상해졌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머릿속에 담아뒀던 기억들만큼은 지켜낼 자신이 있었건만... 그것이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작은 에피소드나 감동, 아픔들을 꼭 끌어안고 있다가 글자로 옮겨놓곤 하던, 내게 있어 취미같이 ..
89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998|2009-09-10
치열했던 조조할인.
지난주에 아영이와 약속을 했었다. 주일동안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면 주말엔 영화관을 데리고 가겠다고. 학창시절에 영화광이었던 내 피를 이어받아 그런지 자식 놈들 또한 영화보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값비싼 영화를 보기위해 매번 찾기가 부담스러워서 종종 ..
88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685|2009-07-27
옆 건물 이웃.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지 어느덧 6년으로 접어 든다. 한 곳에서 이리 오랫동안 살게 될 줄이야. 서울 살이 17년, 남의 집 살이 또한 17년. 이러다가 자식들을 모두 이곳에서 여의고 손자손녀들까지 맞게 되는 것이 아닐런지... 이사 온지..
87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6,846|2009-07-24
혼돈 속.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좋은 것만 말하라.> 아침에 어느 방송에 출연한 교수가 했던 말 중에 한부분이다. 현실을 살아가기에만 급급해서 좋은 것을 찾아보거나 들을 수가 없었기에 좋은 것을 말할 수가 없었다고 변..
86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547|2009-07-23
모처럼.
여름날의 확연한 불볕더위였다. 작렬한 태양아래 땅과 건물들이 이글거렸고 거니는 사람들의 피부마다 열에 들뜬 모습으로 지쳐 보였다. 자주 만나거나 연락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연이 된지어느덧 10년이 되어가는 지기를 만나기 위해 숨 막힐 듯 한더위를 뚫고 약..
85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906|2009-07-16
산다는 것이 다...
지난 토요일 오전이었다. 남의 편인지 남편인지한 사람이 출근을 한 것인지 외출을 한 것인지 여러모로 아리아리한 상태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간 뒤였고 휴일이면 더없이 바지런해지는 청개구리 아들이 친구의 컴퓨터를 봐준다며 외출을 한 뒤였다. ..
84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982|2009-07-15
꿈.
욕실 앞에서 남편이 나를 보고 이기죽거리며 서있었다. 자기 만족에 빠진 얼굴에 당당함까지. 통쾌함이 스며있는 그의 표정을 뒤로하고 욕실을 바라보았다. 헉스! 욕실의 구멍이란 구멍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신문뭉치를 적셔서 바닥과 벽을 몽땅 도배를..
83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870|2009-07-14
개만도 못하단 말인가?
“사과가 떨어졌네?” 쫄랑쫄랑 뒤를 쫓아다니는 해피에게 남편이 미안한 듯 말했다. 그리고 내일 꼭 사 오마, 하는 약속을 빠트리지 않았다. 저녁에 귀가한 남편이 역사적인 사명감이라도 지닌 양 어떤 상태와 시간에도 굴하거나 빼놓는 법 없이 감..
82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124|200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