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철컥...삐삐삐삐...띠리리리...저녁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아영이가 도서실에서 돌아와 씻고 있을 무렵이었다.10여분이나 지났을까? 밖에서 누군가 자동키의 번호를 눌렀고 이내 오류소리가 들렸다.아들이겠거니 했다. 간간히 있는 일이었기에 곧 다시 제대로 누르고 들어..
122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521|2015-08-11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보이는 것이 없다. 들리는 것도 없다.물레에 찔린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자꾸만 잠이 쏟아진다.아들이 군대를 갔다. 학교를 보내듯 다녀오겠다는 인사에 현관 문 앞에서 “잘 다녀와.” 덤덤하게 배웅했었다. 입소시간인 2시까지는 40분쯤 남았을 때 3시간 전에 잘 도착했다..
121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745|2014-11-20
엄마란...
3개월가량의 무소식이 이어지도록 골이 났던 감정이 어느새 걱정으로 변해버렸지만 녀석이 지니고 있을 핸드폰번호를 누르지 않았다. 자식의 훈육을 이유로 냉정함을 유지하기란 어미에게도 자해와 같은 고통이 수반됐다. 무슨 일이 있다면 벌써 연락이 왔으리라, 자위하며 나날을 보..
120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328|2014-11-11
그 씨.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자문해본다. 그리고 한동안 묵직하게 멍때렸다.누군가 내게 물었던 질문이기도 했었다. 그때 난 반사적으로 “없어!”로 쿨하게 대꾸했었다.부쩍 고민과 생각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가 썰물처럼 삭으러든 뇌리의 해안가엔 ..
119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772|2014-11-08
그 계절이다.
11월이며 이 거리는 가을이 우수수 떨어진 황금빛 카펫이 깔리고 샹들리에에 뒤지지 않는 채 떨어지지 않은 은행잎을 메달은 은행나무 가로수들로 고풍스럽기까지 한다. 이쯤의 분위기라면 고약한 냄새쯤은 감내하리라. 이틀, 갑작스런 추위가 이어지더니 찾아온 출근길의 따스한 햇..
118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370|2014-11-05
요이~땅
딸의 스타킹을 사기위해서 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가로등 불빛을 살짝 비껴난 길목에 작은 화단에서 제법 군락을 이룬 분꽃들이 보였다.초록을 짐작케하는 잎사귀들 사이에서 역시나 진분홍을 짐작케하는 꽃잎을 잔뜩 웅크린꽃봉오리들이 간간히 조화를 이룬 그 화단 곁을 스쳐 지나..
117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656|2014-11-04
내 자리...
숨 쉬고 있다. 열심히...강해지고 있다... 더욱 더...지금은 비록 폐허가 된 듯한 이곳... 내 자리...언젠가 다시 돌아와서 이곳 저곳 다시 손때 묻히며이전보다 더욱 번들거릴 곳이 될 수 있기를 준비 중이거든...쉬지 않고... 잠자는 순간까지... 아니 꿈 속..
116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3,588|2012-05-28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12..
누군가 그랬다. 우리 부부는 너무 멀리와 버렸다고... 끊어질 듯, 모진 인연의 고리가 처음부터 위태롭게 이어져왔다. 그리고 끝을 암시할 일들이 수없이 벌어졌지만 지금껏 아슬아슬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당신한테 미안하지만 새해 혼자서 기차여행을 다녀왔다. *..
115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3,668|2011-01-20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11..
<<그들은 더 이상 젊지 않았고 견고한 사회에서 조금씩 겁을 먹기 시작했고 삶이 즐거울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없었으며.. .>> -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 중에서. 나는 겨우, 나이 사십을 넘겼을 뿐인데 들끓던 열정과 자신감을 지녔던 젊음..
114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514|2011-01-18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10..
“아빈엄마야, 나 어쩌면 좋겠냐?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든지 모르겠다.” 내게 듣고 싶은 대답이 무엇이었을까, 공허한 눈빛에 살짝 물기를 머금고 그녀가 내게 물었다. 자주 집에 들를 때면 일주일에 한 번, 길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내려왔다는 남편을 그녀는 의..
113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3,014|2011-01-12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9)..
“바람이 분다...” 설거지를 하던 입 밖으로 흘러나온 말이었다. 언젠가부터 낙서하던 종이 한 면을 무의식중에 끄적이던 글귀도 ‘바람이 분다...’였다. 어느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마음에 일렁이는 싸늘함이 이유일까, 바람처럼 어디로든 자유롭게 떠나고 싶은..
112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135|2011-01-07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8)..
잠결에 발신번호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받았다.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이름이 아닌 번호가 찍혔기에 경찰서나 소방서의 누군가가 전화한 것으로 짐작하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나야...” 남편이었다. 그 시간에도 변함없이 혀는 잔뜩 말려있었다...
111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646|201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