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지 못해서
반찬가게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건만 벌써 이년여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어리버리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느 반찬가게처럼 체인점이라 반조리식품이 오는 것도 아니고, 밑반찬 위주로 한꺼번에 왕창 만들어 놓고 팔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
13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906|2006-08-27
사고치다(쇼핑)
모처럼 쉬는 일요일, 큰맘 먹고 늦잠을 자려 했는데 애들이 학교가는 날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레슬링을 하는지 고함소리가 요란하다. 게다가 형에게 눌린 작은녀석이 울면서 내 품으로 들어온다. 잠자기는 다 틀렸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애들과 집을 나섰다. 정보과학..
12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2,485|2006-08-27
사고치다(그림그리기 첫날)
그간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무언가로 풀지 않으면 해소가 될 것 같지가 않아 그림을 시작했는데... 에휴~! 그리는 첫날부터 그야말로 스트레스 투성이었다. 시간에 맞춰 가기 위해 일찌감치 졸린 눈 비비고 일어나 눈도 안 뜬 둘째녀석에게 옷부터 입혔다. 아..
11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3,020|2006-08-27
사고치다(그림 그리기 등록)
예정에도 없던 휴일이라 단골손님들 발길이 거의 끊기자 옆건물로 쇼핑을 갔다.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사가지고 나오다가 문화센터강좌 팸플릿을 들고 왔는데... 혹 들을 만한 강좌가 있나 살펴보다가 수채화에 눈이 고정되었다. 이십여년 중단했던 그림을 다시 그려..
10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3,496|2006-08-26
자작시-차를 마시며
그대 그리워하는 바보같은 나오늘도 부질없이 허망한 몸짓을 한다. 소박한 찻잔에 차를 우려내니맑게 퍼져가는 고운 빛깔이 정겹다 뜨거운 열정을 서서히 식혀가며향내음에 취해 그리움을 마신다 수채화처럼 맑고 고운 차를그대와 마실 수 없음이 안타깝다 온전히..
9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4,053|2006-08-26
자작시-블랙커피를 마시며
쓰디쓴 블랙커피를 마시며 살아온 날들을 반추해 본다 내 삶도 단맛보다 쓴맛이 더 많았음을.. 삶의 갈증이 이 커피 몇잔으로 해소될 리 없지마는 술도 담배도 못하는 내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버린 커피 막연한 그리움을 하루에 몇잔 블랙커피로 달래 본다 진하지 않은 향기에 현..
8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4,918|2006-08-26
엄마의 틀니
친정에 갔다가 물에 담겨있는 엄마의 부분틀니를 보니...유난히 청결하시고 뭐든 가꾸는 걸 좋아하시는 엄마가 치아관리를 소홀히 하셨을 리가 만무하건만우리 오남매를 낳고 기르시다보니 멀쩡한 치아를 간직하시지 못하셔서 틀니를 하신 게다.어머니...자식을 낳고 길러 보니 엄마..
7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5,059|2006-08-26
안동국시
난 아마도 전생에 거지였었나 보다.왜냐하면 체격에 비해 식탐이 많을 뿐만 아니라먹을 걸 만들어도 아주 많이 만들어서누군가가 불시에 방문을 해도 숟가락하나만 더 얹으면 되게 하곤 하니까.며칠 전에도 만두를 만들었는데 만두피를 아주 넉넉히 만들어서만두피가 남았길래 냉장고에..
6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6,045|2006-08-26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일 줄 ..
아파트 잔디밭에 이름도 모를 들꽃들이 저마다 흐드러지게 피어 녹색의 잔디와 조화는 이루면서 시야를 싱그럽게 해주고 있었는데...\'아니 이게 왠일이람~~!!\'길가로 향한 울타리쪽에 인위적으로 색색의 꽃들이 정렬하고 있는게 아닌가.화단을 가꾼다는 명목하에 잔디 깎는 기..
5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6,091|2006-08-26
결혼 10주년 여행기
12월 14일(토) 결혼10주년 기념으로 가족여행을 하기로 했다. 둘째가 태어난 후 우리 가족만 하는 첫여행이라 보름 전에 인터넷을 검색하여 진산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을 예약해 두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뭐하나 빠질세라 꼼꼼히 메모를 해가면서 가서 먹을 것까지 아주..
4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7,088|2006-08-26
자작시-내마음도 이렇게 할 ..
햇살 고운날 이른 아침 하얗거나 저마다의 색깔이 더욱 선명해진 각양각색의 빨래를 넌다 내마음도 이리 곱게 빨아 이 고운 햇살아래 널 수만 있다면... 아픈 마음, 아프게 했던 마음,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깨끗이 빨아서 널고 싶다 아무리 올곧게 살려 해도 알게 모르게 지..
3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6,959|2006-08-26
아련한 추억-두번째
지독히 내성적이었던 나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앞집 친구와도 어울리질 못했다. 동생들이 그 아이와 놀면 먼 발치에서 들킬새라 숨어 엿보곤 했다. 친구들이 찾아와 마당에서 놀 때도 방안에 틀어박혀 거울만 상대할 정도였으니... 삭막한 도시에서의 그런 생활은 방학마다 내려..
2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7,313|200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