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누드화 그리다
지난 주에 두 주에 걸쳐 인물화를 그렸는데 이번 주에는 누드화를 그린다고 했다. 남자 선생님 앞에서 난생 처음 그리는 누드화가 잘 될까 미리 걱정이 앞선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꼬? 게다가 어떤 모델이 오는고? 막상 그리기가 시작되자 아무 잡념없이 그림그..
20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2,161|2006-08-27
묵은지
묵은지(잘 삭은 김장김치)의 용도는 참으로 다양하다. 생선조림에 넣으면 생선보다 더 맛있고, 간장에 잰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먹으면 환상적이다. 입맛 없을 때 묵은지 한접시면 밥한그릇이 게눈 없어지듯 없어진다. 두부김치를 해 먹어도 맛있고, 콩나물국 남은 것에 조금..
19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826|2006-08-27
천원어치만 사가는 손님
우리 가게 반찬은 반조리식품이나 완제품을 파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돈이 되건 안 되건 시간이나 인건비가 고려되지 않은 채로 그냥 집에서 해먹는 방법을 고수한 반찬들이 대부분이다. 되도록 원재료를 구입하여 일일히 까고 채 썰고 다듬고 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전쟁 치..
18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920|2006-08-27
위생감시단
저녁 여덟시가 다 되도록 그저께 식재료상이 강제로 떠넘기고 간 고구마줄기를 까느라 화장실 가는 것도 잊고 두시간째 고행을 하는 중이었다. \"뭐하니? 일손 놓고 전기구이통닭 좀 먹으렴.\" 엄마와 동생 신랑, 동생까지 세사람이 들이닥친다. 까던 고구마줄기를 보시..
17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763|2006-08-27
시위를 떠난 화살
수채화를 시작한지 벌써 두달째 접어든다. 그간 네번은 정물화를 그리고 오늘은 자유시간이라 그리고 싶은 소재를 가지고 와서 그리라 했다. 그래도 풍경화가 만만해 보여 풍경화사진첩을 꺼내 몇군데 표시를 해서 문화센터로 갔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프로이므로 거의 인물..
16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897|2006-08-27
건망증
휴일이라 평소보다 손님이 뜸하여 바빠서 손도 못 대었던 식재료들을 정리하고 있는데핸드폰에 엄마 휴대전화번호가 뜬다.전화 알레르기가 심해 꼭 해야할 통화가 아니면 안부전화정도는 거의 안하고 사는지라\"어쩐 일이셔요?\"하니\"신세계백화점에 쇼핑가려고 하는데 안 바쁘면 잠..
15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736|2006-08-27
뚝배기가 사발되어 보려고 애..
사남일녀 중 세 딸이 같은 동네에 모여 살게 되면서 여러모로 편리한 일들이 많아졌다. 사십팔년만에 다시 귀향하신 부모님께서 상경하셔도 세 딸을 동시에 보실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이나 값싸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하시라도 모여서 먹고 사고... 애들도 한데 모아 놀..
14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843|2006-08-27
모질지 못해서
반찬가게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건만 벌써 이년여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어리버리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느 반찬가게처럼 체인점이라 반조리식품이 오는 것도 아니고, 밑반찬 위주로 한꺼번에 왕창 만들어 놓고 팔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
13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834|2006-08-27
사고치다(쇼핑)
모처럼 쉬는 일요일, 큰맘 먹고 늦잠을 자려 했는데 애들이 학교가는 날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레슬링을 하는지 고함소리가 요란하다. 게다가 형에게 눌린 작은녀석이 울면서 내 품으로 들어온다. 잠자기는 다 틀렸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애들과 집을 나섰다. 정보과학..
12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2,228|2006-08-27
사고치다(그림그리기 첫날)
그간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무언가로 풀지 않으면 해소가 될 것 같지가 않아 그림을 시작했는데... 에휴~! 그리는 첫날부터 그야말로 스트레스 투성이었다. 시간에 맞춰 가기 위해 일찌감치 졸린 눈 비비고 일어나 눈도 안 뜬 둘째녀석에게 옷부터 입혔다. 아..
11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2,580|2006-08-27
사고치다(그림 그리기 등록)
예정에도 없던 휴일이라 단골손님들 발길이 거의 끊기자 옆건물로 쇼핑을 갔다.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사가지고 나오다가 문화센터강좌 팸플릿을 들고 왔는데... 혹 들을 만한 강좌가 있나 살펴보다가 수채화에 눈이 고정되었다. 이십여년 중단했던 그림을 다시 그려..
10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3,032|2006-08-26
자작시-차를 마시며
그대 그리워하는 바보같은 나오늘도 부질없이 허망한 몸짓을 한다. 소박한 찻잔에 차를 우려내니맑게 퍼져가는 고운 빛깔이 정겹다 뜨거운 열정을 서서히 식혀가며향내음에 취해 그리움을 마신다 수채화처럼 맑고 고운 차를그대와 마실 수 없음이 안타깝다 온전히..
9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3,281|200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