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폭염염정금세상은 달아오른 찜통열기 내 뿜는 냄비 뚜껑처럼에어컨 바람 창이 들썩대면난간의 실외기 가동소리뒷산매미 소리 덮고아침부터 내리꽂는 해여전히 창을 달구면철 잃은 베란다 화단춘란 풍란 장미다시금 꽃대를 올리는반구는 연일 이상 고온 입추가 지나 조석으로 차가운 기운이..
18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5,949|2021-08-16
오늘은 맑음
오늘은맑음염정금내내먹구름에갇혔다회빛장막걷고얼굴내민저말갛디말간햇살진득한거미줄사이로내려와가슴언저리묵은체증내려앉힌다곳곳에문신처럼내려앉은곰팡이쫒으려문이란문,다열어제치면금세알고달려온바람곰팡이엎고줄달음을친다코로나로손은놓았지만마음길여전한세상사람들질타하는빗물에잠겨허둥대는사연들카톡으..
17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2,775|2021-07-17
폭우, 밤새 포효하고 ..
폭우, 밤새 포효하고 염정금저 부아를 어찌할 거나저 노여움을 어찌할 거나저 질책을 어찌할 거나밤새 바람채칙까지 동반한 직립의 회초리로밤 빗장 걸고 잠든 것들을 깨워그 무엇 일깨우려는 걸까뒤안 대숲을 흔들어대고지붕을 냅다 후려치고마당을 마구잡이로 후..
16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521|2021-07-07
논개구리 우는 밤을 스케치..
햇살 거두고 달빛이 내리면논 자락 휘도는 개구리 울음감나무 가지 사이를 헤치고어스름 달빛 따라 울러퍼지다쉬 잠들지 못하는 이들의 창을 노린다오종종 손 부여잡고 물 위 떠도는초록 별 같은 부평초 아래서초여름 한낮 뜨거운 열기 식히려자맥질하며 노닐던 논개구리들나는 힘센 ..
15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165|2021-06-29
거름
거름염정금감나무아래두엄텃밭일구려고뽑아낸잡초며쉼없이올리는잡초뽑아쌓아둘때만해도앞산바라보는언덕배기처럼당당했다장맛비에대가무너지고푸릇하던생기진물로흐물어지면찰나를놓칠세라날아든쇠파리,하루살이원초적태자리인양산란이시작되고햇살기운힘입어알에서깬에벌레들약동성이시작댄다야금거리는횟수만큼내려지는..
14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441|2021-06-20
고시원
고시원염정금날개를접듯휴학을하고한평방으로들앉은누에들뽕잎갉아먹는소리조차숨죽여야하는벌집같은공간에서바짝엎드려뽕잎을갉아댄다푸른잎입에물고꾸물꾸물키우는꿈흔들다리건너는것처럼비틀거려여린몸을벗고또벗어이제는육령六齡어둠의벼랑을건너는것은늘떨어질것같은두려움하늘로날아오를우화羽化꿈꾸며긴동면으로들어..
13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720|2021-05-16
이팝의 노래
이팝의 노래 염정금오월은초록 입은 하얀 천사들이팝의 화음이하얀 햇살로 번져요바람 지휘 따라 낭창낭창한 저 노래보이나요 들리나요이제 배고픈 시절의 꽃이밥이 아닌 이팝써머 크리스마스 눈꽃가슴 활짝 열고까르르 쏟아지는 저 명명한 화음품어보세요 햇살처럼 환한..
12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655|2021-05-05
계란프라이에 투영된 아날로그..
“탁!”우주가깨어지는소리따라난자를감싸던양수가주르륵뒤이어뚝떨어지는둥그런태검은프라이팬에달로떠환하다“굿모닝!”아침을깨우는벨소리에도꿈을놓지못한샐러리맨들습관처럼바삭한바게트빵에하루치에너지를올려오물거린다초를다투는디지털시대바게트,계란프라이도..
11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617|2021-04-29
초록의 아이들
안개비 슬그머니 세상을 물고연사흘을 옥죄이다 잠시 내려놓는 사이그 새를 놓치지 않은 봄 햇살섬진강 변 가득 꽃 튀밥을 튄다햇살의 열기만큼 뜨거워지는 몸부풀고 부풀어 오르다 꽃숭어리로 영글면오일장 뻥튀기 앞으로 몰려든 아이들처럼꽃샘바람 달려들어 흔들어댄다봄 햇살이 튀어놓..
10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994|2021-04-16
벚꽃
벚꽃 염정금3월이면 어떻고4월이면 어떠랴남도 길 휘도는 가로수 벚나무 꽃망울들겨우내 잠적한 설움 햇살에 기대어펑펑 쏟고 싶은 것이다빗장 열고 얼굴내만 연분홍 벚꽃망울벚꽃* 눈망울처럼 툭 불거진 게입 막고 발 묶인 세상처럼갇힌 자의 부아가 가득하다이 맘 모르는 세찬 봄..
9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341|2021-03-31
초코렛의 비화
초코렛의비화-보이나요혀를감미롭게하는초코렛속검은아이의얼굴들따가운햇살에익어가는코코아처럼한층새카맣게타는중이죠아시나요사르르녹아혀를감싸는초코렛그윽한달콤함이되기위해검게그을린아이들의살갗을벗기고도학교가는시간까지갉아먹고있지요느끼나요누군가에게달콤한행복을주는초코렛백파운드코코아열매자루를이고..
7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709|2021-03-26
봄날
봄날염정금오매 환장하겠네근질대는 이 기운 어찌할 거나눈 녹는 개천이 돌돌 휘돌면버들강아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잦은 봄비에 가지마다 새순이 돋는 봄보릿고개 시절고봉으로 떠 담아도 늘 허기져볼 언저리 마른 버짐 피었던 우리들밥은 묵었냐몸은 괜찮냐입버릇처럼 챙겨주시는 할매목..
6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226|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