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우주가 깨어지는 소리 따라
난자를 감싸던 양수가 주르륵
뒤이어 뚝 떨어지는 둥그런 태
검은 프라이팬에 달로 떠 환하다
“굿모닝!”
아침을 깨우는 벨소리에도
꿈을 놓지 못한 샐러리맨들
습관처럼 바삭한 바게트 빵에
하루치 에너지를 올려 오물거린다
초를 다투는 디지털 시대
바게트, 계란 프라이도 늦는다며
출근길 편의점에서 아침을 때우는 사람들
이 사이 착착 감기는 보리개떡 감칠맛 알기는 할까
북풍에도 꺾이지 않고 푸릇하게 돋는 보리
서민들 밥상에 오른 못난 곡식이지만
보릿고개 배고픈 시절 검정고무신 아이에겐
가마솥 안의 푸른 희망
방귀 한 번 부-웅 뀌면 허한 뱃속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가 힘지다며
구수한 된장국에 보리밥 고봉으로 퍼 담아주던
어머니의 아날로그 밥상대신
각진 편의점 마른 삼각 김밥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