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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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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구리 우는 밤을 스케치하다


BY 염정금 2021-06-29



햇살 거두고 달빛이 내리면

논 자락 휘도는 개구리 울음

감나무 가지 사이를 헤치고

어스름 달빛 따라 울러퍼지다

쉬 잠들지 못하는 이들의 창을 노린다


오종종 손 부여잡고 물 위 떠도는

초록 별 같은 부평초 아래서

초여름 한낮 뜨거운 열기 식히려

자맥질하며 노닐던 논개구리들


나는 힘센 개구리

나는 멋진 개구리

나는 지혜로운 개구리

나는 부자 개구리

나는 너그러운 개구리


걀걀 결결 굘굘 귤귤 개개 골골

대선 후보 출마 선언처럼

짝 찾는 개구리들의 열띤 구애작전

달빛에 실려 총총총 귓전을 울리고

논두렁 길 휘도는 바람처럼

달팽이 관을 휘돌아 추억을 더듬는다


자맥질하는 개구리 보며

돌을 던지던 철부지 아이들

야, 이놈들아 잠 좀 자자

대가지로 논물 후려치며 소리지르던

집  앞에  논을 둔  학배할아버지 

스크린 영상처럼 떠오르는 밤


오늘 밤엔 어떤 개구리들

논 물 위 떠도는 초록별 부평초 위에서

견우직녀처럼 애틋한 사랑을 나눌까



모내기를  마친  논에는  초록별  같은  부평초가  손에손 잡고  물 위에  둥둥  떠 있다.  그 아래  논개구리들  초여름  뜨거운  햇살  식히려  자맥질하며  놀다 어스름  달빛이  내리면  볼  부풀려  짝을  찾는  소리로  울어댄다.
 ".걀걀  글글글  개애굴  개굴  -"
같은  듯  틀린  듯한  개구리 울음소리가  달빛에  업혀  방을  휘돌고  내  귓속으로  들어서  논개구리  우는  밤을  스케치한다.  논둑 길을  휘돌며  개구리  잡던  철부지  아이들과  논 앞이  집이라  개구리  소리에  대가지로  논물  후려치며  "잠 좀 자자." 고함치시던  학배할아버지  모습을  떠올리며  논개두리  우는  밤을  스케치한다